트럼프 전 대통령과 측근 해거티 의원, 한국 재계 인사와 '긴밀'
해리스 부통령, 친한국계 성향 짙어.. 류진 풍산회장과도 '인연'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작업이 진행되면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재계 인맥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먼저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인맥으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꼽힌다. 김 부회장의 부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부터 인연이 이어져 온 것이다.
김 회장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40여 년 간 한·미간 현안과 국제 경제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사이로 알려졌다.
특히 2022년 11월 김 회장과 퓰너 회장이 글로벌 경제 및 외교 현안,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당시 회동에는 김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도 함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한국 재계와 접촉을 자주 가진 빌 해거티 상원의원을 통한 인맥에도 눈길이 쏠린다.
미국 대표단을 이끄는 해거티 의원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외교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국상무부, 국무부나 재무부 등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해거티 의원은 지난 9월 방한 당시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인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홍범식 LG 사장을 만난 바 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한미 양국 기업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와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는 인디애나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후보 해리스 부통령과 한국 재계의 인연은 트럼프 전 대통령 보다는 상대적으로 깊지 않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시작으로 기대되는 협력 관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2년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법조인 출신으로서 윤 대통령과 공통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 씨는 동생인 앤드루 엠호프 씨가 한국계 미국인이자 자연치유의학 전문가인 주디 리 박사와 결혼하면서 한국계 인연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에 지난해 4월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을 위해 오찬을 주최하면서 동서인 주디 리 박사도 동석하도록 했는데, "미국에는 한반도 밖에 사는 한국계 인구가 가장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등 친 한국계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항공우주국(NASA)에서 한미 우주 분야 협력을 다짐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도 보였다.
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해리스 부통령과도 인연이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류 회장은 군수사업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미국 공화당과는 물론 민주당과도 두터운 관계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해리스 부통령의 임기 첫날부터 함께 한 측근인 필 고든 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이 한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조현동 주미대사와 면담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협력 심화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어 해리스 후보 당선 시 한국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당선될 인물과 차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과의 관계가 국내 재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임기때부터 이어온 인연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과의 네트워크도 이전 바이든 정부때와 비슷하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여 재계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