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데스 구성 종목 중 삼성전자 규모 3월 대비 6%p 빠져
삼성전자 신저가, 5만3800원까지...비트코인 9만달러 향해

MSCI 코리아 인덱스 10월 보고서.
MSCI 코리아 인덱스 10월 보고서.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가 발표하는 ‘세계주가지수(MSCI) 코리아 인덱스’와 ‘신흥국 인덱스’의 10월 수익률 격차가 연초 대비 24%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지난달 외국인이 코스피를 5조원 넘게 팔아치운 상황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시가총액 1등 종목인 삼성전자의 반등 여력은 약해진 상황이다. 

12일 스트레이트뉴스가 10월 MSCI 코리아 인덱스를 분석한 결과, 연초 대비 수익률은 -12.0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MSCI 신흥국시장과 전 세계 기준 인덱스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12.17%, 15.54%를 기록했다. 신흥국 인덱스와 비교하면 24.21%p, 세계 기준 인덱스와 비교하면 27.58%p 격차다. 

10월 기준 MSCI 코리아 인덱스 총 자산 규모는 3월 대비 13.66% 줄어든 7967억5422만 달러(한화 1116조3323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MSCI 코리아 인덱스 전체 자산 중 삼성전자 비중은 25.71%를 차지했다. 이는 3월 대비 5.97%p 빠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 규모 역시 0.91%p 빠졌다. 반면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각각 7개월 전과 비교해 1.21%p, 0.08%p 올랐다. 같은 시기 MSCI 코리아 인덱스 총 자산을 구성하는 상위 10개 종목에선 KB금융지주(3.15%)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한 때 10만원을 바라봤으나 현재는 5만원선 조차 지키기 버거운 모습이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1.82% 빠진 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10시께에는 5만38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월 11일 장중 기록한 9만6800원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같은 날 9만1000원이 가장 높은 가격이었다. 약 3년 10개월 사이 43%가량 내린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장장 33거래일간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2조9339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10월 28일과 29일 단 이틀 각 100억원 미만의 순매수를 기록한 뒤 10월 30일부터 다시 매도 행진을 시작했다.

국내 주식시장 1등 종목인 삼성전자의 부진은 MSCI 코리아 인덱스 하락을 야기했다. 회사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제공.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의 수요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업황이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며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데,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메모리 업 사이클에서는 선행 투자를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했으나 AI와 관련한 특정 수요만 좋고, 그 외 IT 수요가 좋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은 성숙 공정 수용능력은 오히려 원가에 부담”이라며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트럼트 당선 역시 삼성전자에 악재로 보여진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대선 결과 트럼프 트레이드 '광풍'이 진행되는 가운데 테슬라와 비트코인 등 트럼프 관련 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며 “반면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은 약화하는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조건으로 9조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받기로 예정되어 있는데, 내년 초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면 이를 지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환경 변화 역시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10일 TSMC는 중국 고객사들에게 “앞으로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일괄 통보했다. 

미국은 2020년부터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을 통제해왔는데, 화웨이는 소프고라는 반도체 설계 업체를 우회하여 TSMC 반도체를 수입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미국의 반도체를 뺏어가고 있다”고 주장하자 당사자가 한발 앞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TSMC에 대한 고성능 칩 중국 수출 중단 명령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에도 규제 확산 경계심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9만 달러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이 열광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7분(현지 동부 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98% 급등한 8만8413달러(1억2389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한국증시의 전체 시총보다 많은 것이다. 전 세계 증시의 시총을 집계하는 ‘매크로마이크로’에 따르면 전일 한국증시의 시총은 1조7065억달러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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