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비롯한 연체율·건전성 고민 필요
"가맹점 수수료, 전체 비용과 혜택 구조 고려해야"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

카드 고객의 대출 이용 기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신금융협회는 “포용금융·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여신금융협회는 ‘2025년 여신금융업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카드 고객의 대출 이용 기간 증가 예상 속 각 회사의 대응 방안’에 대해 질의 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카드대출 이용 기간이 증가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카드사의 대출 이용 금액은 전년 대비 1.70%(4000억원) 늘어난 23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대출자산은 6.63%(2조7000억원) 늘어난 4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자산 증가와 대출 이용 금액 정체 현상은 결국 대출 이용 기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팀장은 “카드대출 이용 기간이 증가한다는 표현은 바꿔 말해 고객이 본인의 의지에 따라 거치 기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카드사는 고객의 대출 이용 기간 증가 전망에 포커스를 맞춰 대출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카드대출은 긴급 자금이 필요한 서민층에 포용금융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도 “대출 이용 기간의 증가로 인해 카드사의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팀장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카드 대출 확대와 함께 연체율 관리 및 건전성 유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신용카드사는 단순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서민들에게 포용금융 역할을 해왔다”며 “과거에는 카드사가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했으나, 최근 핀테크 및 간편결제 서비스의 부상으로 이러한 역할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특히 카드사의 핵심 수익 구조인 가맹점 수수료 정책의 경우 단편적인 수수료 인하 논의보다는 플랫폼 전체의 비용과 혜택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간편결제와 전자상거래의 확대가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도 설명했다.

윤 팀장은 “카드사와 PG사와의 관계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카드사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간편결제 제휴 비용의 증가가 카드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출 자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용 금액은 정체된 상태로, 대출 이용 기간의 증가가 소비자 행동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보다 정교한 대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적격비용 재산정 및 간편결제의 성장에 따른 구조적 변화 속에서도 카드사가 플랫폼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여신금융업계가 위기 속에서도 건전성을 유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 국제 분쟁 지속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으며, 국내 경기 회복도 더딘 상황”이라며 “이러한 환경은 금융업계에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위기는 곧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신용카드사가 “약 320만 개의 가맹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며 연간 100조 원 규모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통해 편익을 증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캐피탈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새로운 구독 경제와 보험 경제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10조원 규모의 지원 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펀드 등 다양한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카드업계에 선제적 유동성 관리와 적극적 건전성 지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현재 국내 경제는 내수 회복이 더디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은 위기 극복을 넘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되살리는 총매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카드사가 내수 경제를 뒷받침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왔고, 캐피탈사는 기업과 개인의 자금 수요를 충족시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신기술운용사는 혁신 기업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카드사의 대출 의존 구조, 캐피탈사의 수익성 하락, 신기술금융사의 투자 침체 등 업계의 과제가 적지 않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통해 “여신업이 민간소비의 핵심으로 그간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 수요에 부응하며 국민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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