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3개사 유증 배정 물량 전액 소화
그룹 편입 15년 만에 그룹 지원...주주가치 희석 우려↓
새해 20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보로 회사의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 현대차증권이 그룹의 확실한 지원 속에 유증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상당부분 씻어내게 됐다.
12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연초 유상증자에 대주주인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3사가 약 673억원의 유상증자 배정 물량에 전량 참여를 결정했다.
지난 11월 26일, 현대차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주당 6640원에 약 3012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대 주주 현대차가 익일인 27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차증권에 대한 보유 지분율 25.43%에 해당하는 배정 물량 약 564만주 전량을 청약할 예정이며 375억원 출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어 2대 주주인 현대모비스 또한 현대차증권 보유 지분율 15.71%에 해당하는 배정 물량 약 349만주 전량 청약을 결정하고 231억원을 출자 예정이다.
3대 주주 기아도 보유 지분율 4.54%에 상당하는 배정 물량 약 101만주를 전량 청약할 예정으로 67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다만 우리사주조합 물량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물량 등에 따라 유상증자 이후 보유 지분율은 각각 22.17%, 13.70%, 3.95%로 줄어들게 된다. 단 정확한 출자 금액은 최종 발행가액이 확정된 이후에 확인할 수 있다.
유상증자 배정 물량의 100%를 참여하는 현대차그룹 주주의 합산 물량은 전체의 약 34%에 해당하며,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약 15년 만에 진행되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증자 참여는 현대차증권이 현대차그룹 편입초기인 2008년도와 2009년도에 이어 세 번째다.
두 번의 유상증자 참여 이후 현대차증권은 약 70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해 자기자본으로 편입하며, 현재는 약 3배에 가까운 1.2조원대 중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한편,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현대차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이 증자 완료 시 24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약 1조 2900억원에서 1조 49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한국기업평가 또한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자본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수정NCR과 순자본비율이 각각 267%, 636.4%로 대폭 개선된다고 전했다. 이자기자본의 레버리지 한도로 영업 규모가 결정되는 금융투자업의 특성상 확충된 자본을 바탕으로 DCM 및 ECM, IPO, 인수물량 확대 등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조달 금액 2000억원 중 절반인 1000억원을 차세대 시스템 개발 구축 및 AI 투자 서비스 차별화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투자를 이어나가 미래 성장 동력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ROE, PBR 개선 등 기업 가치 및 주주 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지난 6일 단행된 조직 개편과 12월 중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밸류업 프로그램이 그 일환이다.
현대차증권 배형근 사장은 “대대적인 인적 쇄신 및 조직 개편 단행과 함께 이번 유상증자로 늘어나는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기업 밸류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