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탄핵 사유 차고 넘쳐”…여당서 찬성 1명 추가땐 가결

12일 오전 야 6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야 6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탄핵안, 야 6당 의원 191명 전원 발의... 14일 오후 5시 본회의 표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野) 6당은 12일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번 발의에는 야 6당 의원 191명 전원이 참여했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 등은 13일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뒤 14일 오후 5시 본회의에서 표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의한 탄핵안에는 첫 번째 탄핵안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헌법·법률을 위반해 비상계엄을 발령,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을 위반했다는 점 등이 주요 탄핵 사유로 담겼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탄핵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죄가 탄핵 사유라는 것은 첫번째 탄핵안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며 “계엄·내란 행위 하나로도 탄핵 사유가 차고 넘쳐 거기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탄핵 의결정족수 200명... 범야권 192명 찬성, 여당 7명 찬성 중, 1명 더 나오면 가결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징역 2년이 최종 확정되면서 이날 오후 현재 국회 재적의원은 299명이다.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13번이었던 백선희 당 복지국가특별위원장이 13일 조국 전 대표의 자리를 채우면 재적의원은 다시 300명이 된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한동훈 대표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한동훈 대표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인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종민 의원을 포함해 범야권 의원은 총 192명이다. 국민의힘에서 의원 8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되는데, 현재까지 조경태,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 7명이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여당에서 찬성자가 1명만 더 나오면 가결될 수 있다.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 투표하자고 나선 가운데, 투표권을 지닌 친한동훈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찬성 입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여권 20여명 규모 친한·비윤계 의원 및 친윤석열계에서도 찬성표 나올 가능성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지난 '12·3 비상계엄' 결정을 정당화하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탄핵 찬성 움직임이 한층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서는 20여명 규모로 알려진 친한·비윤계 의원은 물론 친윤석열계에서도 찬성표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2차 표결에는 참여하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면서 찬반을 떠나 표결 자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의원이 이미 1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 14일 오전 의원총회...탄핵안 표결 참여 및 반대 당론 유지 여부 결정

탄핵안에 대한 기존의 ‘반대 당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이날 선출된 친윤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현재로선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며 “한 번 정해진 당론을 원내대표가 임의로 변경하거나 달리 적용할 수 없다.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당론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향후 의총을 열어 의원들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당내 다수로 평가되는 친윤계 반발을 고려하면 당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헌상 당론 변경을 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72명)이 동의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여한 경선에서 72표를 득표하며 비윤계로 분류되는 김태호 의원을 크게 이겼다. 권 원내대표가 얻은 득표수가 재적의원 3분의 2를 차지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안 표결 당일인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표결 참여 및 반대 당론 유지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이날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탄핵 찬성' 당론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물론,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당 윤리위원회 긴급 소집을 지시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비판하며 “윤 대통령을 제명 또는 출당시키기 위한 긴급 윤리위 소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과 우리 당에 선전포고하듯 과격한 주장을 쏟아냈다”며 “당 대표 신분으로 경거망동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야당이 지난 4일 첫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안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나,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표결에 불참해 의결 정족수 미달(탄핵불성립)로 폐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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