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넘게 뛰며 장중 1478.10원 기록…금융위기 후 최고
“탄핵 정국 불확실성 확산시 1500원 수준 도달 가능성 커”

27일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제공.
27일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제공.

탄핵 정국에 흔들리는 원/달러 환율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표결 임박 소식에 27일 장 초반 또 오르며 1470원대 중반을 기록 중이다. 이미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달리는 원화 약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8.90원 상승한 1478.10원(+0.61%)을 기록 중이다.

환율은 전장 대비 2.7원 상승한 1467.5원으로 출발한 뒤 급하게 상승 폭을 키워서 오전 9시 15분께 1470원을 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 중 고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전날 야간 거래에서 14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 급등(원화 약세)는 국내 정치적 상황의 불확실성 확대 때문이다.

지난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를 겪으며 잠시 치솟았던 환율은 이후 안정세를 찾는 듯 했으나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한덕수 총리가 전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의사를 밝히자 야당은 즉시 이에 반발하며 한 총리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에 나선다.

한 권한대행이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즉시 탄핵안을 발의했다.

만약 한 총리가 탄핵으로 권한대행에서 물러나면 차순위자인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정국의 불안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미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8대로 올라선 이후 현재 108.090 수준을 보이며 여전한 강세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5.79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30.83원)보다 4.96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2% 오른 157.690엔을 보여 엔화대비 원화가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며 상대적인 엔화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iM증권 박상형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이 연말을 앞두고 추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공산이 높다”며, “연초 트럼프 2.0 정책 리스크, 미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국내 경기 둔화 압력 확대에 따른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달러화의 추가 강세 기대감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당장 달러-원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가 선제 되어야 할 것”이라며, “역으로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산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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