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상생 강조…중형보험사 1% 인하 저울질
1월 중하순 본격 조정 협의…대형사 연말 손해율 관건

지난 여름 용인에서 카페로 돌진하 차량 사고. 연합뉴스 제공.
지난 여름 용인에서 카페로 돌진하 차량 사고. 연합뉴스 제공.

내수 침체로 서민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 이상기후로 사건사고가 많아 손해율이 올라가면서 새해 자동차보험료 책정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들은 1%대 인하를 테이블 위에 올리는 분위기지만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본 대형사들의 결정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손해보험사들(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이 금융당국과 내년 자동차보험료 조정 계획을 협의 중이다. 보험료 산정에 중요한 손해율이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받는 만큼 대부분 보험사는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움직임이다.

11월 폭설로 이들 대형 4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4%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1%포인트(p) 급등했다. 통상 전체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80% 선이지만, 대형사의 경우 82%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11월까지 이들 4사의 누계 손해율은 82.5%로 현재 적자 상태다. 만약 12월 누계손해율이 더 오른다면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주장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동차보험 정비수가가 내년 1월부터 2.7% 인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사고 발생시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로 직접적인 비용 요소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상생금융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보험료를 조정했지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기후 변화로 사고가 늘면서 인하 조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12월 손해율이 1월 중순쯤 나와봐야 알겠지만 대폭 개선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서민경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어렵고 최선의 합의안이 동결이라는 입장이다.

대형사와 달리 손해율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형 보험사는 1% 인하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보험료 결정은 각 보험사의 자율에 맡겨지나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금융당국과 손해보헙 업계가 매년 협의에 나서는 실정이다.

한 대형 손보사 담당자는 “지난달 까지만 해도 망가진 손해율을 감안, 내년에는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며, “다만 연말 뜻하지 않은 계엄선포와 탄핵정국이 이어지며 내수 침체가 더욱 악화되자 전 금융업권이 상생의 가치를 강조해 손해보험업계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