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여파 가운데 외연 확장 박차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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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캐피탈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2025년 캐피탈사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전 차종의 신차할부 상품 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36개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 모빌리티 표준형(고정금리)’은 4.6%, ‘기아 M할부 일반형(고정금리)’은 4.5% 금리를 제공한다. 

같은 기준으로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 투싼을 모빌리티 표준형(고정금리)으로 구매하면 4.0%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전통적인 자동차 리스·할부 금융 외에도 기업금융 및 투자금융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다각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앱 ‘현대캐피탈 카&에셋’을 통해 자동차 구매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신사업 진출을 도전하는 이유는 본업만으로 실적 향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캐피탈 회사의 주요 과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디지털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금융 경쟁 심화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디지털 전환과 투자금융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KB캐피탈이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차테크’를 도입했다. KB캐피탈 제공.
KB캐피탈이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차테크’를 도입했다. KB캐피탈 제공.

경쟁 캐피탈사 역시 기존 자동차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투자금융, 부실채권(NPL) 투자, 마이데이터 사업,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등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3일 우리캐피탈은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와의 전속 금융 계약을 체결하며 외제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려 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전속 금융 조건이 차량 구매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KB캐피탈은 2022년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차테크’를 도입하며 자동차 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선보였다. KB캐피탈은 이외에도 핀테크 기업 ‘팀윙크’를 인수해 대출 비교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며 새로운 온라인 영업채널을 확보했다.

업권 전반이 신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로 경기침체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반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9월 말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할부·리스사 50곳의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2조3848억원) 대비 14.49%가량 줄어든 2조39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취합한 국내 전체 캐피털사의 이자수익 규모는 20222년 12월 기준 60% 수준에서 2024년 6월 55%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신기술금융 수익은 2%에서 4%로 늘어났다. 국내 캐피탈사의 수익 구조는 부동산 PF 중심의 이자 수익의 기여도와 성장성이 하락한 상황으로, 업권 전반의 수익성 하락 폭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51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캐피탈사를 포함한 비은행권의 대출 규모는 18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은 “향후 캐피탈 회사의 주요 이익 기반이었던 부동산 PF와 할부리스 자산에서 공통적인 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별 업체의 사업 전략 및 위험자산 선호도에 따라 자산 구성과 포트폴리오 위험 수준이 보다 다변화될 것”고 전망했다.

전 수석은 “향후 가계대출 규제 강화, 부동산 PF 제도 개편과 같은 규제 환경 강화가 예상돼 기존 이익 기반의 추가적인 약화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피탈사들이 추가 수익 확보를 위해 새로운 상품에 대한 신규 투자를 실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체 수익 기반 확보에 따른 영업환경 개선 여부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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