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 연휴 직전 27일 임시공휴일 지정
지난달 말 제주항공 사고 여파로 항공주 전반이 위축됐다. 이 가운데 이번 달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황금연휴 기간이 항공주 반등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73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년 전 주가와 비교해 42.78% 떨어진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2022년 4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2분기 고환율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구체적인 실적을 보면,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 395억원, 당기순이익 43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5.4%, 59%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 수송객 수는 332만4143명, 저비용항공사(LCC) 시장 점유율은 14.2%를 차지했다.
그러나 12월 29일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희생된 참사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 고장 가능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최근 1개월 동안 대한항공 주가는 6.31% 떨어졌다. LCC 중 진에어(-9.15%), 에어부산(-3.66%) 역시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다. 반대로 아시아나항공(+1.07%), 티웨이항공(+2.40%) 등은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선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황금연휴 효과가 항공주 단기 반등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고환율, 항공기 사고 영향으로 여행 심리가 단기 훼손됐지만 항공사 전반에 걸쳐 급격한 취소는 없다”며 “올해 초부터 최고 성수기 시즌으로 돌입하며 전 노선에 걸쳐 전반적인 예약률이 견조하다”고 말했다.
불안한 국내 정세가 최근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수혜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과 환율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개항 이래 사상 최대 수송객을 기록하며 국제선 여객 수요가 견고함을 확인했다”며 “정치 리스크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기를 살펴볼 때 탄핵 사태가 항공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시장 변동도 항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종가 대비 5.8원 오른 1470.80원에 마감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긴급담화가 시작되기 직전인 3일 저녁 10시 28분 기준 거래가격(1403.20원)과 비교해 4.82%(67.6원) 오른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외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에 단기 변수가 생겼지만,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사실상 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인 만큼 운임 수준이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항공업계가 장기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제주항공을 비롯한 항공주의 반짝 반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러한 주가 반등이 장기적 성장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항공사가 지속가능한 고객 유입의 일환으로 디지털 전환, 고객경험 강화 등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