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승인 전 개발 단계 미리 마쳐 제도 허용시 바로 진입
AP·LP 역할…웨이브릿지(프라임브로커), 파이어블록스(수탁) 협업

지난 22일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 TP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현물 ETF POC 추진 MOU. 신한투자증권 제공.
지난 22일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본사 TP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현물 ETF POC 추진 MOU. 신한투자증권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공식 임기가 시작된 가운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국내에는 법인계좌 허용, 현물ETF 도입 허가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관련 기업들과 MOU를 맺고 현물ETF 개발에 나서 관심이 모인다. 당국의 제도 허용시 발빠르게 시장을 선점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웨이브릿지(Wavebridge), 파이어블록스(Fireblocks)와 비트코인 현물 ETF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는 비트코인 현물의 가격을 추종하는 투자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어 전통적인 투자자들에게도 가상자산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트코인 ETF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으며, 미국, 홍콩, 캐나다 등 주요 금융 시장에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 현물 ETF 상장도 승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신한투자증권은 ETF의 AP(지정참가회사), LP(유동성공급자) 역할을, 웨이브릿지는 가상자산 시장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 역할을, 파이어블록스는 비트코인의 안전한 보관을 위한 수탁 기술 제공자(Custody Technology Provider) 역할을 맡는다.

웨이브릿지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치며 ETF 운용 경험이 있는 오종욱 대표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출신들로 진용을 꾸린 가상자산 거래 및 유동성 관리 전문 기업이다. 법인 및 기관용 가상자산 브로커리지 플랫폼 돌핀(Dolfin)으로 작년 12월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마쳤다고 지난해 12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를 마치며 제도권에 안착한 바 있다.

파이어블록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 운영을 관리하고 가상자산 수탁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3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해 국내 자본시장에 적합한 비트코인 현물 ETF 비즈니스 아키텍처를 수립하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연동 프로세스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 이세일 블록체인스크럼 부서장은 “한국은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동아시아 1위로 세계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비트코인 ETF는 한국 금융산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자본시장 내 ETF 산업과 시스템이 성숙한 만큼 법적∙제도적 장치만 완비된다면 비트코인 ETF는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비트코인 현물ETF 상장이 당국의 허가를 얻지 못한 상황이나 중장기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며”며, “그에 앞서 시스템 개발을 마쳐 제도 허용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스크럼 조직은 가상자산 뿐 아니라 STO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는 부서로 신사업에 적극 대처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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