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함께 임직원에게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SK하이닉스는 사내 게시판에 초과이익분배금(PS) 1000%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로, 연봉이 1억원이라면 75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게 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PS를 지급해왔다. 올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대한 구성원의 노고와 기여를 격려하기 위해 PS 지급 기준에 따른 1000% 외에 특별성과급 500%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을 위해 약 727억원 규모의 자기주식도 처분한다. 이를 통해 마련한 성과급 1500%는 설 연휴 전인 오는 24일 구성원에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하반기 생산성 격려금(PI) 150%은 이날 지급한다. PI는 반기별로 회사가 목표로 했던 생산량을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에도 PI로 기본급의 150%를 지급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지급하는 성과급은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실적을 바탕으로 2019년에 PS 1000%와 특별 기여금 500%, PI 200%(상·하반기 포함)를 지급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같은 성과급은 지난해 실적이 우수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3조4673억원으로 전년도(영업손실 7조7303억원)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6조1930억원으로 102% 늘었으며 순이익 역시 19조7969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매출은 이전 최고였던 2022년(44조6216억원) 보다 21조원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도 2018년(20조8437억원)의 성과를 넘어섰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살펴봐도 역대급 성과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2% 늘어난 19조7670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15%나 증가한 8조828억원을 달성했다.
이같이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낸 주 이유로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업계 선두의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늘면서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재고 조정이 예상되는 소비자용 제품 시장에서도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큰 손'인 미국 빅테크기업 엔비디아에게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전 세계 HBM 시장에서 53%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5세대 HBM(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9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올해는 HBM3E 공급을 늘리는 한편 상반기 내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공급해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6세대 HBM(HBM4)도 적기 개발해 고객 요청에 맞춰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