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무역규제 여부 따라 AI시장 판도 뒤바뀔 듯

딥시크 홈페이지 화면.
딥시크 홈페이지 화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급부상이 인공지능(AI) 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무역규제 강경책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대신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인지에 따라 AI 기술 경쟁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뉴욕거래소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3.07%(612.47포인트) 급락한 1만9341.83으로 마감했다.

딥시크가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새로운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신 GPU 수요에 의구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만에 17% 넘게 급락했다.

딥시크의 등장은 AI 산업의 경제성을 다시 검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엔비디아 칩 수요를 기반으로 한 기존 AI 산업의 확장 모델이 과잉 투자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딥시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칩에 의존하지 않고도 첨단 AI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딥시크는 “자사의 최신 AI 모델 R1을 기존 AI 모델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자원으로 훈련시켰다”는 입장이다.

오픈AI의 GPT-4와 구글의 제미니(Gemini)가 개발에 각각 1억 달러 이상의 비용과 2만5000개의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사용한 것에 비해, 딥시크는 단 600만 달러와 2000개의 칩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역효과를 우려한다. 딥시크의 성공은 오히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규제 강화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혁신을 가속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존 빌라세뇨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수출 규제가 중국을 방해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적 해법을 찾도록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리 마커스 AI 연구자 역시 “우리는 의도치 않게 중국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며 미국의 정책 실패를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임 바이든 대통령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에드 밀스 레이먼드 제임스의 정책 분석가는 “트럼프가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성공이 규제 이전에 비축된 첨단 칩이나 암시장을 통해 확보된 자원을 활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제프리 손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딥시크의 성공이 단지 겉모습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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