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물류 혁신·신선식품 집중
빠른 배송·소비자 체험 차별화 서비스로 경쟁력 제고
온-오프 채널 강화·소비자 체험형 매장 등 전환 속도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중구 이마트 청계천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물류 역량을 강화하고, 신선식품 차별화 등의 전략을 통해 쿠팡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0조원 돌파가 예상되며 온라인 유통업계의 판도를 뒤바꿨다. 특히 식료품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쿠팡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존 대형마트들이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의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중 55.4%가 주로 쿠팡에서 식료품을 구매했다. 또 최근 3개월간 식료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73.7%가 쿠팡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쇼핑(38.1%), 컬리(27.2%), G마켓(19.2%), 홈플러스몰(18.4%)을 크게 앞선 수치다.

쿠팡의 강점은 강력한 물류망과 빠른배송 시스템이다.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쿠팡은 ‘쿠팡이츠 마트’와 ‘로켓프레시’ 등 신선식품 즉시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가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 3사는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화,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선 이마트는 SSG닷컴(쓱닷컴)과 협력해 전국 단위 PP(Picking & Packing)센터를 확대하며 새벽배송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온·오프 통합 유통 모델’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또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상반기 중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인근에 푸드마켓 2호점을 개장하며 신선식품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 목동점에서는 지난 설 연휴 기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매출이 각각 60%, 40%씩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마트의 전략은 단순히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신선식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특화된 매장을 선보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신규 점포 오픈은 물론, 노후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외형 성장을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6일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 식료품 특화한 도심형 매장인 천호점을 열었다. 사진은 롯데마트 천호점. 연합 제공
롯데마트는 지난달 16일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 식료품 특화한 도심형 매장인 천호점을 열었다. 사진은 롯데마트 천호점. 연합 제공

롯데마트는 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위해 롯데그룹 차원에서 물류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롯데ON과 롯데슈퍼 등 계열사와 협력을 통해 상품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기존의 할인점을 단계적으로 식료품 특화 점포로 리뉴얼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 식료품 특화한 차세대 도심형 매장인 천호점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다만 쿠팡과 비교했을 때 물류 규모나 배송 속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식료품 전문 점포를 개장했다. 점포 기반의 즉시배송과 신선 보장제를 도입해 근거리 소비자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존 대형마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며 총 33개의 메가 푸드마켓을 운영해 소비자 유입을 늘리는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음식은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경향이 여전히 강하다”며 “식료품 전문화는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이러한 전략이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이러한 대형마트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순 물류 확충을 넘어 소비자 경험을 차별화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는 “쿠팡이 강력한 물류망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한 만큼, 대형마트도 자체적인 물류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품질 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즉 프리미엄 신선식품, 맞춤형 쇼핑 서비스, 멤버십 혜택 등을 강화하고 AI 기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접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도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신선식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대형마트가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전략으로 유통채널을 강화하고 단순 물건 판매 공간이 아닌 소비자 체험형 매장으로 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