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성장으로 실적 상승세 지속
대한통운,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스마트 물류 추진
ENM, 티빙 성장·글로벌 콘텐츠 유통 확대로 실적 상향
올리브영·푸드빌, 해외 진출 가속화로 새 성장동력 모색
프레시웨이, 글로벌 상품 다양화로 해외 매출 성장 가속

CJ그룹 남대문 본사. 연합뉴스
CJ그룹 남대문 본사

CJ그룹 계열사의 작년 한 해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경영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본궤도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CJ그룹 주요 계열사는 대체로 긍정적인 실적을 보여줬다. 이른바 'CJ 육룡'으로 불리는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CJ푸드빌, CJ올리브영,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실적을 통해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과 올해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다.

먼저 CJ그룹의 대표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9조3591억원, 영업이익은 1조5530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은 17조8710억원, 영업이익은 1조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해외 식품사업의 성장과 바이오사업의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해외 식품사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전체 식품부문 매출의 49.2%를 차지하며, 유럽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식품사업은 내수 침체와 원가 부담으로 5조77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8% 감소했지만, 햇반 등 주요 가공식품의 견조한 성장과 온라인 채널 매출 확대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바이오사업 부문에서는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와 라이신 시황 회복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CJ제일제당은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로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식품 시장의 성숙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도전 요인도 존재한다. 올해는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신시장 개척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본사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12조1168억원, 영업이익은 5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3%, 영업이익 10.5% 증가한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택배·이커머스 부문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물량 증가로 3조728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계약물류(CL) 부문은 신규 수주 확대와 생산성 혁신으로 2조9857억원의 매출과 18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4.6%와 28.1% 성장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미국, 인도 등 전략 국가의 CL사업 성장과 포워딩 사업 확대로 4조4329억원의 매출과 86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5.4%, 영업이익 11.3% 증가한 실적이다.

CJ대한통운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당 8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으며, 배당기준일은 다음달 31일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과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통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J대한통운의 주요 과제는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물류 체계 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 고도화, 친환경 운송 수단 확대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

CJ ENM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23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146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미디어 부문 매출은 tvN의 선전에 힘입어 1조3732억원으로 8.8% 증가했다. 특히 티빙의 연간 매출이 4353억원으로 33.4% 성장했다.

영화드라마 부문은 콘텐츠 유통 사업 호조와 피프스시즌의 사업 정상화로 매출이 1조7047억원을 달성해 56.1% 증가했다. 음악 부문은 70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커머스 부문은 1조4514억원의 매출과 8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CJ ENM은 올해를 글로벌 가속화의 원년으로 삼고, 전 사업 부문에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티빙 성장과 글로벌 콘텐츠 유통 확대, 커머스 사업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고성장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CJ푸드빌은 글로벌 사업 확대와 국내 외식 브랜드의 질적 성장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재진입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외 사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법인은 7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하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서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국내 사업에서는 외식 브랜드 '빕스'가 선전했다. 프리미엄화 전략과 신규 출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점당 매출도 전년 대비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올해 CJ푸드빌의 과제는 지난해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외식 브랜드로의 도약과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다른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재현 회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지난달 서울 용산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CJ 제공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CJ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 5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성장했다. 4분기 실적까지 포함되면 연간 매출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 점포 확대와 점포당 매출 증가, 온라인 매출의 견조한 성장이 실적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H&B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5월 일본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4조 8200억 원, 순이익은 43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CJ올리브영의 핵심 과제는 해외 시장, 특히 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안착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별화된 상품 구성과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게 중요해질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2248억원, 영업이익 9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식자재 유통사업은 2조393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특히 급식시설 대상 식자재 매출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노인 복지·요양시설 등의 공급처와 물량이 동시에 증가했다. 외식업체 대상 식자재 매출도 노모어피자, 세광양대창, 슬로우캘리 등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다.

푸드 서비스(단체급식) 부문은 77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피스, 산업체 등 구내식당 수요 증가와 함께 테이크아웃 코너, 사내 카페 등 부가 서비스 매출도 상승했다.

회사의 이러한 실적은 고물가, 고금리 등 내수 경기 부진과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올해 CJ프레시웨이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PB 등 차별화 상품 비중 확대, 물류 서비스 다각화, 외부 플랫폼 연계를 통한 고객 접점 확대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요 예측 고도화, 친환경 포장재 도입 확대, 로컬 푸드 네트워크 강화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해외법인을 식자재 소싱 기지로 활용해 저렴한 현지 식재료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와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또 중국의 '해천', 프랑스의 '파스키에', 스페인의 'LA MASIA', 벨기에의 'AGRISTO' 등 유명 해외브랜드 제품의 B2B 국내 독점권을 확보해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성장, CJ푸드빌의 턴어라운드 성공, CJ올리브영의 기록적인 실적 등이 돋보인 시점이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CJ그룹의 '육룡'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성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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