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대량 구매·가격 경쟁력'으로 부상
코스트코 vs 트레이더스,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코스트코, 회원제·대량 구매로 가격 경쟁력 확보
트레이더스, 무료입장·결제방식·PB상품으로 차별화
온라인 대응·상품력·고객 서비스 강화 등 공통과제로

'박리다매(薄利多賣) 최전선'으로 알려진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 욕구가 높아지면서,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창고형 할인마트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는 것.

국내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롯데마트 맥스, 홈플러스 스페셜 등 4개 주요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 규모는 9조21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트코 청라점. 코스트코의 장점으로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이 대표적이다.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다. 코스트코코리아 제공
코스트코 청라점. 코스트코의 장점으로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이 대표적이다.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다. 코스트코코리아 제공

'토종 창고형 할인마트'의 선봉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큰 성과를 이뤘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지난 14일 마곡점을 신규 출점하며 하루 매출 20억원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뿜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평택점을 새로 열어 국내 매장 수를 20개로 늘렸다. 롯데마트 맥스와 홈플러스 스페셜도 기존 대형마트를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하는 등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고형 할인마트의 인기 비결은 15% 수준의 낮은 마진율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대용량 상품 구성이다. 1~2인 가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물가로 인한 가성비 쇼핑 선호도 상승으로 창고형 할인마트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창고형 할인마트 시장에서는 30년 전통 거물 코스트코와 신흥 강자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두 기업의 전략과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스트코는 작년 한 해 동안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2024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에 6조 530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8% 늘어난 2186억원에 달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코스트코의 핵심 전략인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과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의 인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트코의 장점으로는 먼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자체 브랜드 '커클랜드'의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는 코스트코의 또 다른 강점인데, 커클랜드 제품은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강력한 소싱 능력도 코스트코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이를 통해 다양하고 독특한 상품들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코스트코가 오랜 기간 동안 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코스트코에게는 꾸준히 제기되는 과제가 있다. 먼저 온라인 서비스의 상대적 부족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비해 코스트코의 온라인 쇼핑 경험은 아직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다.

아울러 제한적인 매장 수로 인한 접근성 문제가 있는데, 일부 지역 소비자들에게는 코스트코 매장 방문 자체가 쉽지 않아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에 올해 코스트코는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또 글로벌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 구성과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물류·재고 관리를 최적화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 이곳은 오픈 첫 날인 지난 14일 매출 20억원을 달성, 트레이더스 역대 일(日) 최대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이튿날인 15일에는 24억원으로 매출이 더 늘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 이곳은 오픈 첫 날인 지난 14일 매출 20억원을 달성, 트레이더스 역대 일(日) 최대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이튿날인 15일에는 24억원으로 매출이 더 늘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작년 한 해 동안 트레이더스는 3조 5495억 원의 매출과 92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5.2%와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특히 이마트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됐는데, 고물가 시대에 대용량 할인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가격 경쟁력 확보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장점으로는 무료 입장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는 연회비가 필요한 코스트코와 달리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제공한다. 또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형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통해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더불어 빠른 성장세와 적극적인 출점 전략은 트레이더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게도 당면 과제가 있다. 코스트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함께 글로벌 소싱 능력에서 코스트코에 비해 열세에 있어 독점적 상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코스트코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서비스의 한계도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모델로 인해 온라인 쇼핑 경험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올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지속적인 매장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시점으로, 올해에만 2개(2월 서울 마곡·10월 인천 구월)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 중이다. 7년간(2019~25년) 신규 점포만 9개에 달하는 실적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출점을 통해 이마트의 전체 성장을 견인한다는 목표다.

이마트 할인점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부분도 관건이다. 일부 이마트 매장을 트레이더스로 전환하는 등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한 것이다. 여기에 코스트코와 견줄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자체 브랜드 강화와 글로벌 소싱 능력 향상을 통해 상품 라인업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이에 더해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지역 맞춤형 전략을 통해 각 지역 상권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해졌다.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확장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이마트의 전체적인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트레이더스의 올해 수익성 확보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창고형 할인마트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 인구 고령화 등 인구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한 시점에서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의 대표적 과제로 지속적인 상품 경쟁력 강화와 고객 서비스 개선이 꼽힌다"며 "특히 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해선 자체 브랜드의 품질과 인지도 향상, 멤버십 서비스의 안정화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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