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커피전문점 시장 재편 속 '생존 전략' 주목
'이디야·메가·컴포즈' 중저가 브랜드, '가격·품질 균형' 집중
'스타벅스·투썸' 프리미엄 브랜드, '가격 인상·고객 편의' 무게추

국내 커피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고물가 시대와 함께 커피전문점 시장이 위축되면서, 중저가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간의 경쟁,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양상이다.

커피 시장은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원두 가격 폭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졌다. 이에 각 브랜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전략을 통해 생존과 성장을 모색하는 '재조정'에 들어간 가운데, 특히 이디야커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업계 상위 5개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야커피는 국내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으로 4000호점 매장의 문을 열며 업계 선두 주자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연합뉴스
야커피는 국내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으로 4000호점 매장의 문을 열며 업계 선두 주자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연합뉴스

이디야커피를 비롯한 중저가 커피 브랜드는 최근 몇 년간 큰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들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품질과 가격의 균형이 꼽힌다. 좋은 품질의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높은 가성비를 제공 중이다. 이같은 전략은 고물가로 인해 경제적 압박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중저가 커피 브랜드는 단순히 낮은 가격만을 무기로 삼지 않는다. 이들은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다양한 메뉴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효율적인 매장 운영과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소비자들에게 '저렴하지만 맛있는 커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약 40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는 고물가 시대에 대응하는 독특한 생존 전략을 전략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이디야는 구매부서와 물류부서를 통합해 SCM(공급망관리)팀을 신설했다. 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비용 효율화를 추구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디야의 '커피값 유지' 전략이다. 다른 대형 커피 프랜이즈가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와는 달리, 이디야는 '가격 동결'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에게 원가 상승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현재 이디야는 자체 생산시설인 '드림팩토리'를 최대한 활용해 원가 부담을 줄이고 있다. 아울러 전 공정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품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디야의 가격 유지 전략이 뒷받침되고 있다.

메가MGC커피(메가커피)는 고물가 시대 저가 커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브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가맹점 수 3300개를 돌파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는 2023년 2709개에서 약 22% 증가한 수치로, 메가커피의 꾸준한 성장을 보여준다.

메가커피의 성공 비결은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가성비' 전략에 있다. 메가커피는 우수한 품질의 원부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대량 판매 전략을 통해 점주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라는 평가다.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품질의 제품을 가성비 있게 즐기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메가커피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통해 메가커피는 저가 커피 시장에서 43.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메가커피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가맹점 수의 증가로 인한 과도한 경쟁으로 개별 점주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가커피의 면적당 평균 매출액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응해 메가커피는 올해 가맹점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무분별한 출점을 자제하고, 각 지역의 상권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출점을 통해 가맹점 간 경쟁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이달 13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3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론칭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한 가격 인상이다. 다만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기존 1500원을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컴포즈커피는 단순한 가격 조정에 그치지 않고, 고품질 원두 사용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고품질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해 다양한 커피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고급 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을 찾는 상황에서, 컴포즈커피는 가격과 품질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단순히 저가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고품질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는 고급 커피 경험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별화된 매장 디자인, 고품질의 원두, 전문 바리스타의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또한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의 전통 차와 커피를 결합한 새로운 음료나,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시즌 한정 메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한 것이다.

더불어 모바일 앱을 통한 편리한 서비스 제공도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주문과 결제, 적립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앱 서비스는 바쁜 현대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접점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새로운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음료와 푸드 제품 가격을 평균 200~500원 인상했다. 대표 제품인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200원 오른 4700원으로 책정됐다. 스타벅스는 원재료 비용 증가와 고환율, 고물가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매장 환경 개선,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 로컬 메뉴 개발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아울러 외형 확장을 지속하면서 앱 서비스 개선과 스페셜 매장 확대를 통해 소비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단순히 비용 증가 대응을 넘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내놨으며,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스타벅스는 일부 음료를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면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나우 브루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는 지난해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내놨으며,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스타벅스는 일부 음료를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면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나우 브루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스타벅스는 셀프 서비스 우유·설탕·조미료 바를 재도입하고, 주문 후 4분 이내 음료 제공을 목표로 설정하는 등 서비스 속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바리스타의 부담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의 할인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브랜드 스토리와 커피 리더십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이는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전략 변화가 고물가 시대에 적응하고 브랜드의 본질을 되찾으려는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향후 이러한 변화가 실제 매출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커피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있는 가운데, 최근 투썸플레이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투썸플레이스의 고물가 대응은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다각도의 접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원가 상승 압박에 대응하면서도 고객 만족도를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데, 이는 지난 연말연시 홀케이크 판매 실적이 뒷받침한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홀케이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썸플레이스는 제품 다각화와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샤인 마이 윈터' 테마로 10종의 홀리데이 시즌 케이크를 출시해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전략을 펼쳤다. 또 자사 앱 '투썸하트'를 통한 사전 예약 서비스 운영과 모바일 교환권 선물하기 서비스 강화 등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이같은 전략은 단기적인 원가 상승 압박에 대응하면서도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균형 잡힌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커피 외에 고객의 기대와 취향을 반영한 고품질 디저트를 꾸준히 선보이며 프리미엄 디저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각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과제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가격, 품질, 경험,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얼마나 잘 찾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결국 중저가 브랜드는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가격 경쟁력을 계속 지속할 것인지, 프리미엄 브랜드는 높은 가격에 걸맞은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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