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상 시중은행..영향력은 여전히 대구·경북
규제 당국, 감독평가 및 혜택 잣대 ‘뒤죽박죽’
DGB금융의 iM뱅크(구 대구은행)가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됐지만 금융당국으로 부터 받는 규제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iM뱅크에 대한 특혜이자 차별이라고 지적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하반기 중 DGB금융과 iM뱅크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문제는 어떠한 잣대로 DGB금융을 평가할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DGB금융그룹의 자회사였던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5월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고 은행명을 iM뱅크로 전환했다.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이다. iM뱅크는 수도권 및 충청·강원 등지에 향후 3년간 14개의 영업점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iM뱅크와 모체인 DGB금융은 여전히 대구·경북지역 색깔이 짙다.
iM뱅크의 가장 최근 사회공헌 활동 기록만 보더라도 전날에는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무료급식을 실시했고, 경산영업부 DGB사회공헌재단은 경산시청을 방문해 불우이웃돕기를 실시했다.
올해 16기를 맞는 대학생 홍보대사 총인원 35명 중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14.29%인 5명에 불과하다.
iM뱅크가 행정상으로는 시중은행인데,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지방은행 수준인 것이다. DGB금융과 iM뱅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적용 여부 역시 일관성이 부족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범금융권 연간검사계획의 일환으로 하반기 DGB금융 역시 관련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관련 계획에 대해 당사자에 사전 안내 통지를 했을 뿐이고 아직 상세한 계획일정이 잡힌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경영실태평가 자체의 관점에서 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대한 평가등급 체계와 결과값은 다르다”며 “아직 DGB금융을 어떠한 잣대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에 DGB금융이 시중은행 전환 당시 금융위에 ‘(시중은행 수준으로) 모든 경영 부분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으로 이에 발맞춰 앞으로 잘 이행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적용되는 규제에는 차이가 있다. 시중은행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과 연계되어 있어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반면, 지방은행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규제 강도가 덜하지만, 지역 경제의 특성에 따라 별도의 감독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시중은행은 대형 금융기관으로서 국제 기준(Basel III)과 금융감독원의 감독 하에 더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요구받는다. 지방은행은 금융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비율을 준수해야 하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자본 규제를 적용받는다.
지방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예금보험료 역시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게 적용된다. 지역 금융기관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4년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살펴보면, 지방은행 0.6%, 시중은행 0.3%로 지방은행의 부실여신비율이 시중은행의 2배 수준이다.
가계부채 리스크 역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 적용되는 수준에 차이가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지방 주택담보대출 확대액의 50%를 연간 가계대출 경영목표에 추가로 반영하는 등 지방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iM뱅크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사이에 있는 위치”라며 “통상적으로 시중은행이라고 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이야기하는데, 금융지주 자산규모는 전체 중 10위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인센티브 관련 발표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딱 자른 건 아니고, 내용상 구분을 편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인센티브 적용은 은행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에 여전히 지방은행 잣대를 대는 건 다른 시중은행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과 ‘지방은행이었던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정착할 때 까지 일정기간 보호막을 형성해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엇갈린다.
한편 신용평가업계에선 iM뱅크가 시중은행으로 큰 영향력을 보이기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병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지난해 말 ‘지방은행의 미래’ 칼럼 보고서를 공개하며, “iM뱅크가 대구·경북권 외 지역 영업확대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이고, 오랜 기간 축적해온 업력에 기반한 기존 시중은행의 견고한 프랜차이즈 가치가 쉽게 잠식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