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 컸던 ‘국민 음료’…내달 초부터 30원 가격 인상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ㆍ환타 등 출고가 평균 5.5%↑
“원가 현실 반영” vs “이윤 추구 과도”…엇갈리는 시선
국민 간식의 대명사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야쿠르트’가 마침내 250원이 된다. 오랫동안 가격을 지켜온 상징적 제품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고물가 시대의 현실이 또렷해지고 있다. 한 병에 붙은 몇십 원의 숫자는 단순한 가격표가 아닌, 생활물가 전반에 경고음을 울리는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다음달 초부터 ‘야큐르트 라이트’의 소비자 가격을 기존 220원에서 250원으로 13.6%(30원) 인상한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hy는 “원당과 포장재 등 원부자재는 물론 물류비와 인건비까지 전방위적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며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야쿠르트 라이트’는 hy 제품 중 가장 저렴한 유산균 음료로, 자사 유산균 ‘HY2787’을 함유하고 있다. 방문판매라는 독자적 유통 모델을 통해 고정 수요를 확보해온 대표 제품이자, 오랜 기간 가격을 동결해온 상징적 품목이다. hy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연간 약 7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판매를 이어온 브랜드로, 가격 인상 없이 버티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국제 원당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hy는 “표면적인 하락 흐름과 달리, 2022년 가격 인상 이후 누적된 상승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그간의 손익 구조와 지속적인 원가 상승을 반영하지 않는 가격 유지는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야쿠르트 라이트’는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손익이 악화되는 구조였고, 삼중고에 가까운 원재료·물류·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hy는 이번 인상이 해당 제품에 한정된 결정이며, 다른 제품군은 현재로선 인상 계획이나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hy 이번 인상 결정에 앞서 식품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흐름은 이미 본격화된 상황이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고, 농심은 지난 3월 ‘신라면’을 포함한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오뚜기도 라면과 과자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빙그레도 아이스크림 등의 주요 제품가를 올렸다.
코카콜라음료 역시 내달부터 스프라이트, 환타 등 주요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5% 인상할 예정이다. 업계 전반의 도미노 인상은 소비자 체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로 확산 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물가 인상 흐름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기업들이 ‘소비자 부담’보다 ‘이윤 확대’를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업계가 환율과 원자재 상승을 인상 근거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실적 개선 목적일 수 있다”며 “원가 하락 시 제품 가격에 이를 반영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hy를 포함한 식품업계는 수년간 누적된 원가 부담과 환율 변동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금년 1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억제 전략은 오히려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며 “상황이 안정되면 가격 조치에도 나설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