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집중돼 주가 큰폭 하락
신주인수권 거래 중 삼성SDI에 날벼락
CATL 전기톱 시연 화제…배터리 경쟁 심화 우려

중국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 넥스트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국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 넥스트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 내 중국발 또 다른 악재가 부각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대한 공매도 공세가 심해져 주가 낙폭이 크다. 근래 전기차 성장 둔화, 트럼프발 미국 관세 장벽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불확실성 등의 기존 악재가 상존하는데, 중국 CATL발 경쟁 심화 요소가 새롭게 두드러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나란히 공매도 폭탄이 투하됐다. 당일 전체 상장사 중 양사는 공매도 거래대금 톱5 안에 속했는데 그 중 거래비중이 두 자릿수로 압도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공매도 거래대금은 300억여원, 삼성SDI는 294억여원이었다. 총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각각 16.07%, 22.43%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은 7.29%, 삼성SDI는 4.14% 씩 거대 낙폭을 보였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체 상장사 중 공매도 잔고금액이 6924억여원으로 가장 많은 불명예도 안았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CATL이 나트륨이온 배터리 ‘넥스트라’의 전기톱 시연을 한 이후 화제가 번지고 있다. 넥스트라의 상용화 시점은 올 연말이라 경쟁사들로선 당면 현안으로 꼽힌다. 넥스트라 강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저가 공세가 더 강도를 더하게 됐다. 가뜩이나 전기차 성장 둔화 때문에 좁아진 시장 파이를 두고 배터리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SDI의 경우 유상증자를 진행해 현재 신주인수권이 거래(상장) 중이다. 교환될 주식 가격이 내려가 신주 발행 권리인 신주인수권 거래 가격도 급락할 전망이다. 신주 발행 가격의 메리트도 감소해 유상증자 흥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CATL에 따르면 넥스트라는 기존 중국의 주력인 리튬인산철(LFP)보다 더 저렴하다. 비싼 리튬을 쓰지 않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LFP의 단점인 저온 시 성능 저하 문제도 나트륨이온 배터리에서 극복했다. 전기톱 시연 장면은 넥스트라의 높은 화재 안전성을 과시했다. CATL은 이런 넥스트라를 앞세워 중저가형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삼성, LG, SK 3사는 LFP가 시장 주류로 자리 잡자 뒤늦게 LFP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새로운 복병이 등장한 셈이다. 저렴한 LFP는 BYD와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더욱 시장 저변을 넓혔다. 트럼프의 내연기관차 복귀 정책에 따라 전기차 저가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듯 보인다. LFP보다 더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시장에 빨리 침투할 수 있다.

그래도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역시 기회가 남아 있다. LFP나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반면, 고체 전해질인 전고체배터리는 화재 위험을 본질적으로 지운다. 다만 값비싼 전고체배터리와 가격차이는 LFP보다 나트륨이온배터리에서 더 극명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배터리는 높은 밀도와 성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기차를 공략하며 저가 시장과는 타깃이 구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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