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 속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코스피 2700 전망도

불법공매도 적출 시연을 지켜보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불법공매도 적출 시연을 지켜보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이복현 금감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한 달, 원화 강세와 함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며 증시에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회복세를 보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공매도 거래대금 ‘감소’..외국인은 회귀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6.60원을 기록했다.

최근 환율 안정은 글로벌 금리 차와 미 연준의 입장 변화 외에도, 외국인 수급 회복이라는 심리적 요인과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원화 급등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쇼크 등이 맞물려 원화는 일방적인 약세를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하향 안정되는 국면에서는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코스피 상승 압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진다면 코스피는 6월 중 27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 이후 외국인 수급이 회복될지 반신반의 했으나, 원화가치가 회복되면서 다시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금융당국은 지난 3월 31일부터 공매도를 전 종목 대상으로 재개했다. 특히 5월부터는 두 달간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 비중 기준은 기존 2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 기준은 3배 이상에서 4배 이상으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과열 종목 지정은 ▲주가 하락률, ▲공매도 비중,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 배율, ▲직전 40일 공매도 비중 평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공매도 재개 첫날인 3월 31일, 거래대금은 1조7289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5월 2일에는 627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4월 초 1조원대를 유지하던 공매도 거래는 4월 말부터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 만에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변동성 확대였다”며 “재개 당일 공매도 비중은 코스피 15.7%, 코스닥 8.5%까지 급증했지만, 현재는 단기적 오버슈팅이 진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부담 있으나, 대형 우량주 주가 ‘긍정 신호’


공매도 재개는 중소형주나 테마주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전반의 수급 안정과 대형 우량주 중심의 회복세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중은행의 높은 배당 수익률과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이자이익 축소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금융주에 매수를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4월 21일부터 5월 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7330억원을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KB금융 670억원, 하나금융 210억원, 우리금융 110억원 규모로 순매수가 집중됐다. 삼성생명(110억원)과 삼성화재(160억원) 등 보험주도 매수 포트폴리오에 포함됐다.

여행 수요가 회복된 시점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항공사 주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이달 7일, 대한항공은 하루 만에 7.86% 상승했고, 한진칼은 5.69% 올랐다. 아시아나항공(5.08%)과 제주항공(4.58%)도 강세를 이어가며 업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제주항공 소속 비행기 모습. 연합뉴스 제공.
제주항공 소속 비행기 모습. 연합뉴스 제공.

항공업계 관계자는 “원화 강세는 유가 하락 효과와 함께 외화 결제 부담을 줄여 항공사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또한 여행 수요 회복과 맞물려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환율의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 1일에는 “대만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 결과 자국 화폐 가치 절상을 용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대만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이 여파로 2일과 5일 이틀간 대만 달러/미 달러 환율은 9% 급등했고, 6일에는 3% 반락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스티븐 젠 유라이즌SLJ CEO는 이번 주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에서 “달러의 비선형적인 매도세에 외환 투자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대만달러 급등락은 한 사례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이러한 변동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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