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드렸다면 송구, 모두의 헌신에 감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마지막 공식 석상에서 “금융사, 기업 관계자, 그리고 금감원 내부 직원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5일 이복현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그간 다양한 금융 현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저의 원칙 중심적 접근이 때로는 경직되게 비쳐졌을 것”이라며 “이에 부담을 느끼셨을 여러 금융회사 및 기업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재임 중 수차례 강도 높은 검사와 조사를 주도했으며, 중간 점검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금융사들로부터는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뒤따랐고, 기업들 역시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이 잇따랐다.

이원장은 “조직 혁신 과정에서 너무 이른 선택을 요구받은 내부 조직 선배들, 원장의 기대에 묵묵히 부응해준 모든 임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동시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임기 내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1977년생 실장을 전격 발탁했고, 여러 부서에서 국·팀장급 인력이 교체됐다. 개혁 효과를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인사 원칙의 공정성과 조직 안정성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날 그의 발언은 이러한 조직 내 온도차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퇴임하면서 그는 후임 조직에 당부도 남겼다.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 기반 확보 ▲디지털 전환 대응 ▲공유와 협업의 문화 ▲업무 방식 및 범위의 확장 ▲시장 및 언론과의 능동적 소통 등 다섯 가지 방향이다.

그는 “금융이 심리라면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며 “시장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감독기관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과의 상호작용이 결국 시장과의 대화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의 퇴임으로 금감원은 당분간 이세훈 수석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후임 금감원장 인선과 관련해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조직 개편 논의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한편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금감원장이 될 인물 선정은 금융정책 전반의 방향성을 예고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꼽힌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간의 역할 재조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감독체계 전반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선 금융위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금감원장보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기 후보군으로 김병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규상 전 부위원장이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며, 김은경 전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나 원승연 명지대 교수의 이름도 거론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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