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홍콩 ELS 충격 털고 ‘반등’

서울 경리단길에 놓인 주요은행 ATM기. 장석진 기자.
서울 경리단길에 놓인 주요은행 ATM기. 장석진 기자.

1분기 국내 시중은행들이 실적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를 강타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가 사라지면서, 순이익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조3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엔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인한 ELS 손실 배상이라는 일회성 악재가 실적을 짓눌렀지만, 올해는 그 부담이 사라지며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은행 유형별로 살펴보면 시중은행이 3조8000억원, 특수은행이 2조700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00억원, 8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각각 1000억원, 100억원 가량 줄었다.

이익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은행들의 자산운용 효율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1%로 전년 동기(0.57%)보다 0.13%포인트 상승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같은 기간 7.8%에서 9.55%로 올랐다.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자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이자수익 자산이 171조7000억원 늘었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0.10%포인트 낮아지면서 전체 이자수익은 줄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개선됐다. 수수료, 신탁,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면서 비이자이익은 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유가증권 이익은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이익 증가로 2조4000억원에 달하며, 전년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비용 측면에서는 판관비가 6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인건비와 물건비가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씩 늘어난 영향이다. 대손비용도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와 기업 신용위험 확대 우려로 충당금을 늘린 결과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은행이 자금중개라는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강화 유도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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