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에 대한 국민의 가득한 열망을 안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1997년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 79.4%. 역대 최다 득표수 1728만7513표. 계엄과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정권 심판에 대한 여론이 그만큼 높았다고 보여진다.

국민의힘, 개혁신당 합산 득표율로는 민주당을 이긴다. 그만큼 심판에 저항하는 표심도 비등했다. 이념을 극복하자고 후보들이 외쳤지만 투표 결과는 여전히 이념과 이념이 싸운 극단의 승부였다.

그렇게 표심의 바닥까지 긁어모은 표차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귀결됐다. 득표율 과반을 얻지 못했어도 바닥 민심을 영혼까지 끌어낸 투표 결과로 승리했으니, 역대 가장 강력한 대통령이 될 법하다. 민주당 과반 국회 의석까지 포함해 외신에서도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데자뷔가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도 촛불혁명의 민심은 빛의혁명과 비슷했다.

그래서 노파심도 생긴다. 민심이 어떻게 한순간에 돌아섰는지 집권 여당은 반면교사 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생부터 챙기겠다며 경제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공약을 보면, 신재생에너지나 문화산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관광산업 육성으로 이른 시일 내 내수 부양을 도모할 듯 보인다.

4대강 사업으로 SOC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졌지만, 역사를 보면 단기간 내 효과가 담보되는 정책임을 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4차산업 혁명을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혁신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하는 시대에서 SOC는 미약하게 느껴진다. 그것만으론 단기 처방에 그칠 것이다.

한국이 추격해 온 선진국 경제의 전철을 보면,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경제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이스라엘은 반독점법을 발전시켜 창업과 혁신이 많은 산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한국처럼 재벌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심했던 이스라엘은 지금 스타트업네이션이란 별명처럼 세계적인 창업 강국이 됐다.

한국의 반독점법은 공정거래법이다. 이전에 공정위와 공정거래법이 어땠는지 살펴보면, 각 정권 내부자의 사욕이 섞였다고 의심될 정도로 경제정책의 잣대가 된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국가 백년지대계를 책임질 경제 공약의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 공정위와 공정거래법에서 멀지 않은 시일 내 증명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포스코와 KT,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정권 낙하산 이슈도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 점을 새 정부는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역대 최다 득표를 만들어준 민심은 포스코와 KT를 흔드는 낙하산 이슈로 배반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경영진 참호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슬기로운 방법으로 소유분산기업부터 투명한 지배구조(거버넌스)를 유도할지, 이재명 정부에 기대되는 부분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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