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관세 부과하다 만다고 하니 불안"
이재용 "대통령 되시고 자서전 읽어봤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5대그룹 총수 등 경제계를 만났다. 외교 협상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합리적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도 공정경제를 강조해 재계 총수로부터 준법의지를 확인하는 장면도 만들어졌다.
13일 용산 대통령실 누리홀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계와 면담했다. 정부에선 안덕근 산자부 장관,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여한구 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권혁기 의전비서관, 강유정 대변인도 자리를 함께했다.
비공개 회의 전환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나 치안문제, 안보문제는 당연히 정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그 외에 제일 중요한 것이 결국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라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일 테고, 한편으로는 기업 구성원 사이 내부 문제, 노동문제나 중소기업 문제, 이런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꽤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과거처럼 부당 경쟁 또는 일종의 특혜, 일종의 착취,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이미 그 상태는 벗어났다고 생각한다”며 “그러시지도 않으실 건데, 그러나 아직도 불신이 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 불신들을 조금 완화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길게 보면 산업경제를 정상화하는 것, 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고 외교안보 활동을 통해 기업들의 경제영토, 활동영역을 확대해 드리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불필요한, 또 행정 편의를 위한 그런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면서도 “필요한 규제들이라면,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제 이런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의견을 구했다.
경제단체장을 대표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외교 관련 무역분쟁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계가 긴밀히 협력할 의지를 내보였다.
최 회장은 “미국 상호관세 부과하다 만다고 하니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흘러서 기업이 사업 결정이나 투자의 어려움에 처했다”며 “경제단체들은 이런 상황 인식 아래 현장을 계속 점검 중”이라고 했다.
지난 2월 상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민간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을 워싱턴에 파견했다. 여기서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반도체, 모빌리티, 중간재 등 6개 전략산업으로 미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경제단체들은 또 공통 과제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이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시너지가 날 기업활동을 위해 일본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최 회장은 이런 전략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주요 기업 유치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1700개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고, 민관이 원보이스 낼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한다”며 “행사의 위상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대통령의) 실용적 시장주의 국정철학은 삼성뿐 아니라 참석기업,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치면 지금이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삼성은 AI, 반도체 투자를 늘려나가고, 전통산업에도 AI를 접목시켜 생산성을 올리고 고임금 일자리를 더 창출하도록 하겠다”며 또 “모두말씀의 공정 경쟁 생태계, 중소기업과 상생, 저희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한번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 당선 후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는 “제가 제일 얻은 건 역시 우리나라 청소년들, 청년들 한테 앞으로 잘 된다는 꿈을 줘야 겠다는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모든 사회공헌활동을 청소년 교육과 낙후된 환경의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 적응을 빨리 할 수 있을까, 많은 포커스를 맞춰서 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