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8.1% 향후 주택시장 상승 기대
서울·경기·인천 절반 이상 상승 내다봐
상승 전망, 2022년 8월 대비 43%p’↑’
미분양 적체 부산·대구·울산도 40%대
5월 주택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 111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불장’이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넘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양천 등 비강남권으로 확산하고 수도권 집값도 오름세로 돌아서는 반면, 지방 부동산시장 해빙기는 여전히 멀다. “우리 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6·3조기대선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지금, 집값의 향배는 전 국민 초미의 관심사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국내 주택시장 전망을 살펴보는 특집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펀집자 말>
12·3비상계엄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고 6·3조기대선에서 이재명 정부가 성립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향후 주택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 불통에 따른 정치 부재와 폭주기관차처럼 마주 보고 달린 여의도 정가, 12·3비상계엄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4~16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향후 국내 주택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조사한 결과,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응답자의 48.1%가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1.7%,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5.3%로 나타났다. ‘모름’은 4.9%였다.
상승 전망 4년 지속 확대, 하락 전망 대폭↓
권역별 상승 전망은 서울과 인천·경기 시민들이 각각 54.9%, 51.3%로 가장 높았고, 대전·세종·충청 46.5%, 부산·울산·경남 43.1%, 강원·제주 43.0%, 대구·경북 42.5% 광주·전라 40.8% 순이다. 하락 전망은 강원·제주 27.4%, 광주·전라 25.9% 순으로 높았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었던 2022년 8월 이후 총 6회에 걸쳐 향후 주택가격 전망 조사를 실시해 왔는데, 그해 8월 5.1%에 불과했던 상승 전망 확산세가 한 번도 꺾인 적 없다.
특히 2022년 당시 팬데믹 공포에 의한 부정적 심리 탓에 상승 전망은 8월 5.1%, 12월 6.3%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5월 19.6%로, 12월에는 28.4%로 상승 전망 폭이 확대됐다. 이런 기조는 지난해 5월에도 32.0%로 이어졌고,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해보다 무려 16.1%p 오른 48.1%를 기록했다.
반면 2022년 8월 72.0%에 달했던 하락 전망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21.7%까지 떨어졌다. 하락 전망 폭 역시 지난해 대비 16.1%p나 줄어들었다.
이재명 정부 기대심리 “상승 전망 주도”
지역별 상승 전망은 충북이 63.4%로 깜짝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인천이 각각 54.9%, 51.8%, 49.5%로 강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강남3구에서 시작된 ‘불장’이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을 넘어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양천구 등 비강남권으로 확산하는 추세가 반영됐다. 수도권 역시 오름세로 돌아선 기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집값 상승세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도 반영됐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은 강남3구, 마용성, 양천구 등의 아파트값이 올해 내내 오름세를 보였다고 밝혔다(6월 둘째 주 기준). 송파구가 6.88%로 가장 높은 주간 매매가격지수 누적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강남구 6.15%, 서초구 5.64% 등이 상승세를 견인했고, 성동구 3.91%, 마포구 3.4%, 용산구 3.31%, 양천구 3.26% 순이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는 올해와 내년 공급 물량 부족과 금리 인하에 7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라며 “거기에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사라지면서 기대심리가 높아진 점이 전국적인 상승 전망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뒤로는 부산 47.9%, 광주와 대구 47.7%, 대전 43.7%, 울산 42.8% 순이다. 최근 수년 동안 미분양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부산과 대구, 울산의 약진이 돋보인다.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심리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락 전망은 전북이 31.5%로 가장 높은 가운데, 충남 30.9%, 강원 30.0%, 대전 28.4%, 전남 24.3%, 경북 23.4%가 뒤를 이어 고분양가에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지역이 상당수 포함됐다. 다만, 대표적인 미분양 늪 대구의 하락 전망이 16.2%에 불과한 점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다.
5월 CSI 111...국민 기대심리 높아
연령대별로는 30세 미만이 62.6%로 매우 높은 상승 전망치를 보였다. 신혼부부가 많이 포진한 30대 역시 58.9%로 상승 전망치가 높았다. 사회경제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40대와 50대 중년층은 각각 48.0%, 43.4%로 하락 전망치보다 상승 전망치가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그러나 60대와 70대의 상승 전망치는 각각 41.8%와 36.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40대와 50대의 하락 전망도 24~25%로 견제 심리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52.5%)이 여성(43.8%)보다 더 상승 전망에 무게를 뒀다. 여성은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보다 12.5%p 높았던 지난해에 이어 남성보다 향후 시장 흐름을 보수적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은 “결정을 주부에게 맡기라”는 시장 조언에 관심을 둘 만한 대목이다.
한편, 한국은행의 5월 ‘주택가격 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보면 상승 국면이 더 또렷이 보인다. CSI가 100 이하면 1년 뒤 집값 하락 전망이, 100 이상이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CSI는 올해 2월 99로 저점을 찍은 후 계속 상승하다 5월에 111을 기록했다. 향후 주택시장이 국민의 기대심리만큼 살아날지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0명(총 통화시도 3만6248명, 응답률 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통계보정은 2025년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