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GDP 추가 하락 전망
글로벌 신용편가사 무디스는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을 준비 중인 유로화 선순위 무담보 채권에 ‘AA’ 장기 외화 채권등급을 부여했다고 19일 밝혔다.
아누슈카 샤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 신용평가 책임자는 19일 “한국 정부의 유로화 표시 국채 발행에 대해 Aa2 등급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권은 만기 3∼7년 구간으로 계획됐으며, 조달 자금은 외환보유액 운용을 위한 외환평형기금에 편입된다.
무디스는 “이번 채권은 한국 정부의 직접적이고 무조건적이며, 미지급보증 없이 외부 채권자에게 지급되는 외화채권으로, 기존 외화표시 선순위 무보증 채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상환된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은 한국의 기존 발행자 등급(Aa2, 안정적)을 반영한 것이다.
샤 부사장은 “한국은 산업구조가 다양하고 경쟁력이 높은 경제를 갖고 있으며, 정책 실행력에서도 강점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강점은 고령화, 생산성 둔화, 가계부채 수준, 정부 부채 증가 등 구조적 도전 요인과 균형을 이룬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디스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주목했다.
샤 부사장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는 상황은 Aa등급 국가 중에서도 유독 리스크 노출이 큰 사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는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2% 수준으로 둔화됐고, 2025년에는 반도체 경기의 둔화, 교역환경의 불확실성,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이 겹쳐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정부가 성장 압력에 대응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경우, 2025년 적자 규모는 GDP 대비 3.2% 수준에서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정부 부채는 GDP의 약 50%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유지했다.
안정적 등급 전망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제 회복력과 제도적 역량이 구조개혁 추진 능력과 결합돼, 고령화 사회의 재정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 영향(CIS-1)을 부여했다.
무디스는 “한국은 강력한 제도와 충격 대응 능력을 갖춘 국가이며, 복잡하고 다양성 있는 경제구조는 인구 고령화와 같은 사회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등급 조정 요인으로는 ▲한반도 군사 긴장의 완화 ▲지속 가능한 구조개혁 및 성장률 제고가 등급 상향 요인으로, 반대로 ▲지정학적 긴장의 격화 ▲생산성의 구조적 침체 ▲고령화에 따른 재정 악화 등이 하향 요인으로 지목됐다.
샤 부사장은 “지금의 등급과 전망은 향후 한국 정부의 구조개혁 의지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경제 및 재정의 구조적 기초체력이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같은 채권에 대해 ‘AA’ 등급을 부여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