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산업부 재계팀장/부장
이재영 산업부 재계팀장/부장

‘케이팝데몬헌터스’ OST의 빌보드 핫100 진입은 절호의 기회다. 지금처럼 내수가 절실할 때가 없는데, 내수를 살릴 기회로 활용할 수 있겠다. 이재명 대통령도 문화 강국을 표방했으니, 이 기회를 적극 살려야 한다.

이 콘텐츠는 케이팝을 내걸었고 OST를 부른 목소리도 한국인의 것이다. 한국 라면, 과자 등이 등장했고 곳곳에 노출된 한국 문화 흔적은 세계인의 호기심을 당기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정부는 당장 특별팀(TF)부터 꾸리길 바란다. 내수를 살리려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을 두고 반대하는 쪽에서 혈세 낭비니 우려가 많은데, 지속가능한 문화 강국을 위한 K콘텐츠가 등장했으니 TF를 꾸릴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내수가 절실하다. 국내 산업 공동화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흐름 같다. 트럼프 관세가 통하는 양상이다. 각국이 덩달아 자국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더 이상 수출로 먹고 살기 힘들다. 수출로 먹사니즘을 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면 답은 내수뿐이다.

제조업 관점에서 진단해보자. 최근 국내 투자하겠다는 외국계, 특히 미국 관세 장벽 때문에 한국을 관세 우회 지역으로 활용하려는 중국계 기업이 많다고 한다.

이런 사례는 공장 자동화가 높은 품목에 해당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은 공장들 위주로 한국에 접근해온다. 결국 외국자본을 유치하더라도, 리쇼어링을 해도, 국내 일자리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결론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국내 삼성, SK, LG,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미국의 인건비 부담이 큰 줄 알면서도 현지 투자를 늘리는 배경엔 비슷한 이유가 있다. 현지 투자 결정엔 공장 자동화가 한몫했다.

세상이 온통 인공지능(AI)에 점령당할 시대마저 오고 있다. 그 속도는 부스터를 달았다. AI 시대에서 자동화가 아니면 제조업은 생존하기 힘들고, 따라서 일자리 제공 역량도 줄어든다.

트럼프가 관세를 외칠 때는 국제사회 규범이 존재하는데, 저러다 말겠지 했다. 하지만 정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떼와 같다”고 했는데, 이젠 각국이 정의를 포기하고 총, 칼을 들고 있다.

처음엔 21세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하고 그 전쟁이 수년째 이어지자 놀랐고,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습을 가할 때 또 한번 놀랐다. 지금 트럼프 관세가 관철되려는 현상을 보면서 점점 체념하게 된다.

트럼프 관세는 미국의 내수 덕분에 가능하다. 우리도 내수를 키워야 덜 휘둘릴 수 있다. 내수는 땅덩어리도 중요하지만 문화의 힘이 크다. 가까운 일본은 관광수지가 커, 외화벌이에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BTS(방탄소년단)가 빌보드를 점령할 때 내수를 키우지 못했다. 케이팝데몬헌터스는 하늘이 두 번째 준 기회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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