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25% 부과가 8월부터 본격화되면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꺽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관세 영향으로 타격이 큰 대표적인 철강산업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현대제철 제공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25% 부과가 8월부터 본격화되면 수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꺽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관세 영향으로 타격이 큰 대표적인 철강산업에서 생산한 열연강판. 현대제철 제공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현실화 가능성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 속에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다시 꺾였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2.6으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기준선(100)을 3년 5개월째 밑돌았다.

23일 한경협이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BSI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발 통상압력과 내수 침체가 맞물려 기업 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8월 종합 BSI 전망치는 92.6으로, 전월(94.6)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 4월(99.1) 이후 41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한 수치다. 같은 달 실적 BSI는 90.0으로 3년 6개월 연속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제조업 BSI는 87.1로 집계되며 두 달 연속 8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84.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우려에 따른 대미 수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주요 제조업 업종 10개 가운데 의약품(125.0), 전자·통신장비(111.1)를 제외한 7개 업종이 기준선에 못 미치는 부진을 보였다. 특히 섬유·의복·가죽·신발 업종은 50.0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25% 부과가 8월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에 수출 제조기업들이 밀어내기식 출하에 나서며 단기 심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제조업 BSI는 7월 103.4에서 8월 98.3으로 5.1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부정적 국면으로 전환됐다. 여가·숙박·외식(123.1), 도소매(110.6) 등 일부 업종은 계절적 수요에 힘입어 양호한 전망을 보였다. 하지만 수출 감소의 여파로 운수·창고 업종은 111.5에서 96.0으로 급락했다.

8월 BSI 조사 항목별로도 내수(91.7), 수출(92.3), 투자(92.3) 모두 기준선 아래에서 14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고용(92.3)과 자금사정(92.0) 역시 90선에 머물렀으며, 유일하게 기준선을 넘은 재고지수(104.0)는 수요 둔화를 반영한 ‘부정 지표’로 해석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글로벌 수요 부진이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내수 급랭을 방지하고, 통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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