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는데도 하도급대금은 감소
해외 생산 늘며 국내 일감 축소 분석
해외 이전에 직장 폐업…사회적 갈등 확산 우려

현대차 본사. 사진=뉴스1
현대차 본사. 사진=뉴스1

국내 기업집단의 하도급 대금 규모는 삼성과 현대차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 특히 두 기업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하도급 대금은 오히려 줄어든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일감 감소로 이어지는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생산 기여도가 낮아지고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내 협력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관세 협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국내 산업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생산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하도급대금 지급액이 총 2조8802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4.33% 하락한 수치다. 현대차는 작년 지급액이 1조6200억원으로 0.73%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실적이 부진했지만 작년 매출은 전년비 상승(16.2%)해 상식적으론 하도급대금도 늘었어야 했다. 심지어 2024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현대차도 하도급대금은 역행했다.

이처럼 매출이 상승했는데도 하도급대금이 줄어든 상황은 원청 대기업으로부터 낙수효과가 감소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트럼프발 관세 압력으로 대기업의 해외 생산 이전은 빨라졌다.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원) 투자를 약속하고 시장 개방 등을 조건으로 관세를 10% 낮춘 일본의 외교 협상은 굴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렇게 많이 양보하고도 15%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수출국인 일본이 한국보다 관세가 낮아져, 한국도 더 불리한 협상 환경에 놓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일본과의 무역합의를 한국과 협상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할 의도를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이 대미 수출에 경쟁 관계임을 짚으며 “한국 사람들이 일본과의 협상 내용을 보면서 욕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원청 대기업의 미국 등 해외 이전에 중소 협력사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이전해야 하는 형편이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다수의 사내하청(혹은 비정규직) 구조를 운용, 불법파견 문제로 여러 송사를 치러 왔다.

그런 원하청 갈등구조에 해외 이전에 따른 협력사 폐업 문제도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의 반발이 더해져 사회적 갈등으로 심화되고 있다.

앞서 현대케피코(현대차 100% 종속회사)의 경우 모회사를 따라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협력사에 동반 이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거절 됐고, 협력사에 대한 기술 탈취 행위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처벌받았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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