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위기 속에서도 2분기 흑자전환 성공…반등 흐름 이어간다는 목표
미국 제철소 건설, 탈탄소 기술 확보, 자산 매각 등 미래 위한 계획 순차 진행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미국의 고율 관세, 공급 과잉 및 수요 부진 등 철강산업을 둘러싼 악재로 어려움이 컸던 현대제철이 2분기 실적방어에 성공하면서 업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 타개와 본업 회복을 위한 미래 전략을 계획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9456억원과 영업이익 1018억원, 당기순이익 374억원 등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을 이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제철이 흑자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제품 판매량 증가와 원료 가격 하락,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이 꼽힌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중국의 철강 감산에 따른 저가 철강재 유입 감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국내 해외 철강 반덤핑 부과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철강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철강 과잉 생산 해소를 위해 올해 5000만톤 감산을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 1~5월 중국의 누적 조강 생산량은 4억316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정부가 중국 및 일본산 철강에 반덤핑 잠정 관세를 부과하며 국내 철강산업 보호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최고 33.57%의 잠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지난 3월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21.62%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월에는 중국산 합금강 열간압연 후판에 대해 최대 38.02%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이 같은 효과로 현대제철의 2분기 판재와 봉형강 판매량은 452만6000톤으로, 최근 1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부과 중인 중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 효과도 기대된다"며 "하반기 중국 철강 수출 감소 및 후판·열연 반덤핑 잠정 관세 부과로 철강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철근을 비롯한 봉형강류는 계절적 비수기인 3분기를 지나며 4분기부터는 건설 수요 회복으로 물량과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긍정적 분위기는 하반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2026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 고관세 압박과 철강 업황 불황이 이어지는데 따라 현대제철은 근본적인 돌파구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한편 현대제철이 계획하고 있는 미래 계획을 빠르게 실행하려는 모습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미국과 관세 협상에 따르면 상호관세는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철강 품목 50% 관세는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 철강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3.0%로 1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고관세가 지속될수록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 사업에 눈길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현지법인 '현대스틸루이지애나유한회사(LCC)'를 설립했으며 포스코 등 외부 투자자들과의 지분율 등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최근 일본이 US스틸 인수로 현지 판매에 유리한 입지를 먼저 차지한데 따라 현대제철의 대응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분 구조를 포함한 사업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확정해 연내 공시하고 일정대로 문제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부지 조성을 위한 지반 조사가 진행 중으로, 이달 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철소 핵심 설비에 대한 입찰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으로, 다음 달 말까지 입찰을 마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철강 산업의 수익성 확보를 위한 '탈탄소 철강'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의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충남 당진제철소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 '복합 프로세스' 공정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공정을 통해 기존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신기술 도입을 통한 품질 고도화와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는 한편 제품 수익성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체질 개선 작업도 병행 중이다. 사업 유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일환으로, 불필요한 자산이나 자회사를 매각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무한궤도 생산 부문인 중기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IFC 및 현대스틸파이프 부문도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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