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이 114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7월 한 달 동안만 25조3000억원을 일시 차입했다. 이로써 1~7월 누적 대출액은 11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5조1000억원) 대비 8.4% 늘었다.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90조5000억원), 세수 부족이 심각했던 2023년(100조8000억원)을 모두 넘어선 규모다.

차입은 △1월 5조7000억원 △2월 1조5000억원 △3월 40조5000억원 △4월 23조원 △6월 17조9000억원 등 매달 이어졌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5월에만 대출과 상환이 모두 중단됐다. 정부는 7월 중 43조원을 상환해 같은 달 말 잔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은 세입·세출 간 시차로 생기는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로, 사실상 정부판 ‘마이너스 통장’에 비유된다.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세입 대비 세출이 빠르게 집행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정부는 세제 개편 등 세수 확충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규모 재정 집행 기조 속에 한은 차입 의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무디스와의 면담에서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생산성 높은 투자 효과를 창출해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