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감산해 시황 지지했지만 매수세 부족
정부 조만간 석유화학 산업 재편 방안 발표
정유사와 합치는 방안 검토하지만…정유사도 적자전환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여수시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전경. 여수시

석유화학 업계가 감산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황은 여전히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수출 시장 내 매수세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달 발표하는 정부의 산업 재편 방안에는 정유사 화학사간 협업 방안이 담길 듯 보이지만, 정유사도 적자전환해 부담이 겹치는 형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석유화학 기초유분 에틸렌(LG화학·롯데케미칼·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여천NCC·한화토탈 제조) 스프레드(마진)는 적자 수준을 지속했다. 3월까지는 톤당 200달러선을 지켰지만 이후에는 100달러선에 머물고 있다. 업계가 적자 부담을 감수하고 감산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시황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처지다.

지난 7월 에틸렌 수출가격은 톤당 776달러를 기록했다. 3월 838달러를 끝으로 800달러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유가도 내려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하락하면서 에틸렌 스프레드는 보합세를 보인다.

이달 들어 업계의 감산 노력으로 시황은 소폭 반등하는 것처럼 보이나, 구매 수요가 부진하다. 구매자 측에선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달 예상보다 수출이 견조했지만 내수가 부진했다. 중국 당국이 내수 부양 정책에 주력하는 중이다. 중국산 화학제품이 부진한 내수를 벗어나 수출시장 공급량을 늘리면서 경쟁도 심화되는 국면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생산된 재고를 해외로 밀어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화학제품 시장의 공급과잉을 심화시켜 가격경쟁을 부추길 요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내 석유화학 산업재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석유화학 업계가 의뢰했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연구용역 결과에는, 원가경쟁력이 있는 정유사가 석유화학 에틸렌 시설을 흡수하는 게 산업 생존에 유효하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특히 산업단지별로 정유사와 화학사가 협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여수산업단지의 경우 정유사가 GS칼텍스뿐이라 협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입장에서도 사양화된 화학 사업을 떠안는 게 큰 부담이라, 협상에도 소극적이란 후문이다.

기업별로 보면, LG화학은 재투자비용이 올해와 작년 반기 기준 7조원 정도 쓰였는데 영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은 3조원에 그쳤다. 롯데케미칼은 재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1조원 내외이지만, 영업에서 번 돈이 6000억원 정도로 역시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수행하는 화학사업(파라크실렌, PX) 시황도 저조하다. 올들어 스프레드는 톤당 200달러선 위아래서 출렁인다. 지난해와 재작년, 300~400달러대 스프레드보다 한참 밑돌고 있다.

화학 전문 SK지오센트릭은 매분기 적자를 지속하며 올 상반기 누적 170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정유에 화학사업을 병행하는 GS칼텍스도 3분기 2575억원 영업손실을 보면서 전년동기비 적자전환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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