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권과 함께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을 본격 지원한다.

21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석유화학 사업재편 간담회’를 열고 “채권금융기관 공동협약을 가동해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석유화학 산업 현황과 향후 개편 방향이 논의됐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은 우리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이지만 더는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스웨덴 말뫼 조선업체 코쿰스가 쇠락하며 대형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넘겼던 ‘말뫼의 눈물’ 사태를 언급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구조조정의 원칙으로 △기업의 자구노력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을 제시했다. 

권 부위원장은 “각 석유화학기업이 자기 뼈를 깎는 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을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당부하며, 협력업체·지역경제·근로자에 대한 배려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금융권을 향해 “석유화학기업의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비 올 때 우산을 뺏듯 기존 여신을 회수하지 말고 산업 경쟁력 회복에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은행권 역시 기업·대주주의 자구노력과 사업계획의 현실성이 담보될 경우 공동협약 틀을 통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지원 신청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여신 유지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지원방안은 기업과 채권금융기관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나이스신용평가가 석유화학 산업 현황을, BCG컨설팅이 구조조정을 위한 사업재편 방향을 발표하며 산업 진단과 해법을 공유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별 구조조정 협약과 실행 로드맵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