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통신사 매장에 위약금 면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통신사 매장에 위약금 면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됐지만 8월 이동통신사 가입자 이동 규모는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전에 가까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집계에 따르면 8월 번호를 이동한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64만4600명으로, 전월 대비 32.6%(31만2245건)이나 줄었다.

올해 들어 50만명대 수준이었던 번호이동 규모는 SK텔레콤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에 69만명으로 늘어난 뒤 5월 93만3500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7월에는 95만6800명으로 올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의 해킹 사고 조치에 따른 위약금 면제 기간과 7월 22일 시행된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면서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단통법 폐지가 시행된 8월 번호 이동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해킹 사고 수습에 나선 SK텔레콤을 비롯해 지난 7월 공격적으로 나섰던 KT, LG유플러스의 실탄이 줄어들면서 이통사 보조금 전쟁이 일찍 끝난 것이다.

이에 8월 통신사별 가입자 수도 많지 않았다. SK텔레콤이 1만3090건 늘며 유일한 가입자 순증을 나타냈다. 해킹 사고로 가입자를 잃었던 것을 일부 만회한 모습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7863명, 221명 가입자가 줄었다.

일각에서는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개될 아이폰17 출시와 함께 경쟁적 마케팅비를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아이폰 17 에어' 등 새로운 폼팩터도 내놓을 예정으로, 국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이폰의 경우 제조사 단말 보조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케팅비 외에 보조금 등 이통사간 과도한 출혈 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사이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한데 따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정보보호 분야 금액을 늘렸다. 정보보호 예산은 본예산 기준 8.1% 늘어난 3300억원이 편성됐으며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은 11.1% 증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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