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 하얏트에 ‘태평양 보험 콘퍼런스 2025’ 개최
토니 청 회장 “전세계 60% 인구 아시아...고령화 등 리스크 대응해야”

토니 청 RGA그룹 회장.
토니 청 RGA그룹 회장.

토니 청 RGA(Reinsurance Group of America)그룹 회장은 “아시아 시장이 글로벌 보험산업의 핵심 무대”라며 “신뢰와 기술 혁신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아시아 보험시장, 가치사슬 재편 중”


24일 생명보험협회는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태평양 보험 콘퍼런스 2025’를 개최했다. 

토니 청 RGA그룹 회장은 “한국이 최근 보험·재보험 시장을 열며 계약자 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상품 개발의 기회를 열었다”며 “이 같은 진전은 당국과 업계의 협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RGA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2023년 1월 사장에 오른 뒤 2024년 1월 CEO로 공식 취임했다. 이전에는 EMEA·아시아·호주 지역을 총괄했다.

청 회장은 “아시아·태평양은 전 세계 인구의 60%가 사는 곳으로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며 “지정학적 불안, 기후변화, 기술 변화, 고령화 등 리스크에 업계가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보험은 신뢰의 산업”이라며 “투명성과 단순화를 통해 고객 이해를 높이고 규제와 협력해 공정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 기술은 언더라이팅(가입 심사)과 리스크 평가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며 “윤리적 도입을 통해 효율을 높이면서도 계약자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 회장은 “아시아의 성장은 젊고 자산이 적은 계층, 그리고 고령 인구에서 동시에 나온다”며 “정부와 협력해 포용적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산업은 인재 양성에도 힘써야 하며, 미래 리더들에게 회복탄력성과 책임감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  “AI, 만병통치약 아냐…실패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


이날 찬드라 도넬슨 데이터&AI 전문가는 “넷플릭스가 100만 사용자에 3년 반이 걸렸지만 ‘챗GPT’는 5일 만에 폭발했다”며 “그럼에도 생성형 AI 파일럿의 95%가 스케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도넬슨 전문가는 “AI는 망가진 프로세스와 문화를 고쳐주지 않는다”며 “먼저 데이터·AI 성숙도 진단을 하고, 표준화된 거버넌스(의사결정 체계)로 안전하고 일관된 실행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 임원들이 같은 방에 있어도 문제정의가 각자 다르다”며 “가정을 버리고 공통 미션에 뜻을 함께하라”고 말했다. 이어 “피드백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이며, 잘못된 방향이면 즉시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찬드라 도넬슨 데이터&AI 전문가.
찬드라 도넬슨 데이터&AI 전문가.

우선순위와 실행 원칙도 제안했다. 도넬슨 전문가는 “긴급·고임팩트(영향력이 큰) 과제를 먼저 처리하고 ‘반짝이지만 실익 없는 것’을 경계하라”며 “데이터 인프라·API·카탈로그 같은 뼈대 작업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는 “전부 내재화할 필요는 없으며 ‘사서 붙이고 필요한 것만 직접 구축’하라”고 설명했다.

리더십 프레임워크로 그는 “관찰–지향–결정–행동(OODA)처럼 ‘인식–평가–정렬–아키텍트–실행–옹호’의 6단 선택으로 혼란을 기회로 바꿔야 한다”며 “법무를 가장 앞 단계에 참여시키고 IT·사업·법무가 나란히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은 성과도 축하하고, 실패는 공개적으로 토론해 학습으로 전환하라”며 “혁신을 ‘탐색’하지 말고 ‘창조’하라”고 덧붙였다.


◇ “글로벌 보험산업, 리스크 대응 위한 혁신과 협력 필요”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AI, 가상자산 등 디지털 기술의 부상은 금융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동시에 고령화와 초저출산 같은 인구 구조 변화는 보험산업에 복잡하고 시급한 과제를 안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최저 출산율을 동시에 겪고 있는 선두 국가로, 더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해 “혁신은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 짓는다”며 “보험산업이 이 변곡점에서 리더로 남으려면 혁신과 협력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이제 보험은 단순한 금융 상품을 넘어서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 재산을 지켜내는 사회 안전망이 되었다”며 “또한 우리 경제 발전을 이끌어내는 든든한 동력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8위의 명실상부한 보험 선진국이 되었다”며 “이는 보험산업 종사자들의 헌신과 혁신, 국민의 굳건한 신뢰가 함께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 보험산업의 영향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수 기업은 물론 각국 금융당국과도 긴밀히 협력하면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날 보험산업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통상환경의 변화,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AI 활용, 기후변화, 저출생·고령화 같은 환경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산업은 부가가치 창출과 국민 생활 체감도 측면에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며 “모집, 인수 심사, 보험금 지급 등 전 주기에 걸쳐 AI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태 분석이나 사전 예측을 통한 소비자 위험 관리 서비스에도 실시간으로 AI가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위원장은 “한국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로봇 등 첨단 전략 산업을 육성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국공채 위주로 운용하던 자산에서 더 나아가 이런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면 수익률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권 부위원장은 “국내 보험사뿐 아니라 글로벌 보험사들도 한국의 미래 투자에 적극 참여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도 글로벌 규제의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오늘날 보험 산업은 인구구조 변화,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글로벌 리스크 확대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프랭크 국제보험협회연맹 회장은 “보험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과 산업의 허브 중 하나”라며 “글로벌 보험 산업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이슈는 각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랭크 회장은 “보험산업의 강한 함, 효과적인 규제, 지원적인 공공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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