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그룹 여신 전 과정 고도화
 “삼성페이 협업, 국민 위한 선택”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왼쪽에서 두번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왼쪽에서 두번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전 계열사 여신 프로세스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임종룡 “여신 전 과정 ‘AI 엔드 두 엔드’ 적용” 


29일 우리금융지주는 서울 명동 사옥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합동 브리핑을 열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디지털 신기술 도입과 관련해 망분리 이슈는 없을지, 취약계층이 디지털 신기술 서비스를 누리는데 어려움은 없을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회장은 “사실 취약계층과 신기술에 관한 문제는 우리금융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전반의 문제”라며 “노년층을 상대로 하는 교육 같은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대응과 기술 고도화를 병행하면서도 금융 접근성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금융이 더 AI화 되고 자동화되는 흐름에서 소외될 수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전담창구를 만들거나 중점 지점을 두는 등 접점을 넓히는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은 “AI 등 수많은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이익을 보는 분들은 국민이 돼야 한다”며 “여신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정확히 통지하고 금리 인하 여지를 충분히 찾아 드리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기업을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플랫폼과 AI로 집합화하면 혜택을 더 고르게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 (왼쪽에서 두번째).
정진완 우리은행 행장. (왼쪽에서 두번째).

정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 ‘원비즈 프라자’의 확산 계획도 밝혔다. 그는 “원비즈 프라자에는 약 10만개의 중소기업이 가입 예정이며 현재 9만개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중소기업이 들어왔을 때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AI를 통해 만들어진 혜택을 골고루 나눠 드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빅테크와의 협업과 관련해서도 원칙을 밝혔다. 정 행장은 “최근 진행한 '삼성월렛 머니·포인트' 사업자 선정도 양사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더 많은 제휴를 통해 효과가 커지면 금융비용이 낮아지고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룹은 올해 AX 추진을 위한 조직·성과평가·인프라 등 새로운 체계를 가동한다. 

임 회장은 “은행 업무를 700개로 쪼개 분석했고, 이 중 AI 적용이 가능한 190개를 추렸다”며 “우선순위 50개를 기업여신 ‘엔드 투 엔드(E2E)’와 기업영업(RM) 지원에 집중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대상 선정, 서류 등록, 심사 보조, 진위·정보 검수,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넣겠다”고 덧붙였다.

최용민 우리금융 AI전략센터장은 “AI와 관련해서 새로운 실험이나 시범을 할 때 필요한 규제는 샌드박스를 이용해 많이 요청하고 있다”며 “망 분리 문제도 물론 제약이긴 하지만 내부 역량을 높이기 위한 AI 에이전트 개발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 임종룡 “가계대출 줄여 생기는 여신 여력, 기업에 쓸 것”


임 회장은 “가계대출을 줄이면 그 대출 여력을 생산적 금융으로 돌릴 수가 있겠다”며 “자본, AI 경영전환(AX), 건전성 관리 세 가지로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생산적·포용금융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를 달성하고 2027년까지 14% 목표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어 “주주환원 계획도 약속한 대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담보나 인맥에 기대던 방식으로는 기업금융 혁신이 오래가기 어렵다”며 “AI를 경영 전반에 붙여 내부 의사결정 방식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데이터의 절반이 금융에 있다. 금융은 AI 효과가 큰 분야라서 국가의 ‘AI 중심 경제’ 전략을 금융이 앞장서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장 적용도 속도를 낸다. 임 회장은 “은행 RM이 약 760명인데, 분산된 상품·영업 정보를 한데 모으고, 영업 기회를 제때 알려주며, 사후관리를 자동화하는 AI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까지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고 했다.

위험관리도 함께 강화한다. 임 회장은 “첨단전략산업을 제대로 보려면 분석과 심사가 중요하다”며 “투자 전담 심사조직을 새로 만들고, 그룹의 신용평가모형과 투자심사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AI로 부실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체계를 깔고, 같은 기업에 투자가 겹치지 않도록 그룹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현장 지원은 더 촘촘해진다. 임 회장은 “권역별로 접점을 늘리고, 여신·투자 종합지원 조직을 키워 밀착 지원하겠다”며 “기업이 빠르고 정확하게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전면 손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은행 부문도 은행과 같은 기준으로 투자 절차를 표준화·고도화하고, 교육으로 심사·분석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틀도 손본다. 임 회장은 “회장이 주재하고 은행·증권 등 자회사 CEO가 참여하는 ‘첨단전략산업금융 협의회’를 정례 운영해 진행 상황과 리스크를 꼼꼼히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평가(KPI)에 생산적·포용금융 지표를 넣고, 은행·증권에는 최대 30%, 다른 계열사에는 10~20% 비중을 반영하겠다”며 “지원금액 같은 정량 지표뿐 아니라 적시성·그룹 참여도 같은 정성 지표도 함께 보겠다”고 덧붙였다.

목표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투자 규모를 9조원대에서 17조원으로 거의 두 배로 늘려 자금 공급의 폭을 넓히겠다”며 “융자 56조원을 집행해 기업대출 성장률을 연 4%에서 10%로, 은행 내 기업대출 비중을 50%에서 60%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용금융도 7조원으로 확대해 금리 인하 중심으로 5년간 약 55만명이 직접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금융과 산업의 변화 속도는 빠르지만, 금융의 역할과 책임은 변하지 않는다”며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변화로 답하겠다. 속도감 있게 실행해 전환기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진정성을 갖고 추진되는지 국민과 언론이 지켜봐 달라”며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서 동반성장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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