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상대 470억 원 소송 취하…민주당 중재로 합의
한화오션 "한국 조선산업, 국가 핵심 산업으로 도약"
지회 "끝이 아니라 시작"...단체교섭권 요구안 전달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8일 오후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서명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인호 기자.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8일 오후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서명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설인호 기자.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2022년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벌어진 하청노동자 점거 파업과 관련해 제기했던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전격 취하했다. 3년간 이어진 대규모 법적 분쟁이 노사 합의로 종결되면서, 조선업계의 노사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8일 오후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서명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이용우 의원 주선으로 마련됐으며, 민병덕 을지로위원장과 전현희 수석 최고위원,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합의문에는 한화오션이 2022년 파업을 포함한 조선하청지회 활동과 관련해 제기한 손배소를 조건 없이 취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조선하청지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명시하며 상생 노사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은 “과거의 갈등을 극복하고 원청과 협력사 노사가 합심해 안전한 생산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이번 상생 협약을 계기로 한국 조선산업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은 한화오션 측에 단체교섭 요구안을 전달했다. 김 지회장은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삶을 바꾸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8일 오후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서명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설인호 기자.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28일 오후 손배소 취하 합의문에 서명하고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설인호 기자. 

이용우 의원은 “이번 합의가 노란봉투법의 안착과 새로운 원하청 노사관계 형성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회 역시 공존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현희 수석 최고위원은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손해배상 소송 취하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며 “대승적인 결단을 내린 한화오션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합의는 노사 갈등을 상생으로 전환한 ‘노란봉투법 1호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의원도 “오늘 합의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계기로 우리 조선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이번 합의는 파업의 책임을 노동조합에 떠넘기지 않은 통 큰 결단”이라며 “노사가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자, 경영진이 사회적 책임을 선택한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22년 6월부터 7월까지 51일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벌인 점거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소송도 승계됐으나, 장기화된 갈등과 사회적 비판 속에 이번 합의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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