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성장·저원가 예금이 이자이익 키워

서울 경리단 길에 놓인 주요 은행 ATM. 장석진 기자.
서울 경리단 길에 놓인 주요 은행 ATM. 장석진 기자.

올해 들어 금리가 내렸지만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출 증가와 저원가성 예금 확대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증시 활황에 따른 주식매매 수수료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이 1조68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1조6197억원)보다 4.1% 늘었지만 직전 2분기(1조7384억원)보다는 3.0%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5조12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941억원)보다 16.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그룹과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96%, 1.74%로 집계됐다. 2분기(1.96%, 1.73%) 대비 은행은 0.01%포인트 상승했고, 작년 같은 기간(1.95%, 1.71%)보다도 소폭 높다.

이에 따라 3분기 그룹 순이자이익은 3조3362억원으로, 1년 전(3조1876억원)보다 4.7% 늘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1조157억원으로 23.4%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유가증권·파생상품·외화환산 평가이익이 줄었다”며 “다만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3조7390억원)은 거래대금 증가와 방카슈랑스 수수료 확대로 감소율이 1.1%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말 기준 CET1 비율은 13.83%, BIS 비율은 16.28%로 안정적인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융그룹들도 일제히 호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은 4조4609억원, 하나금융은 3조4334억원, 우리금융은 2조796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보다 10.3%, 6.5%, 5.1% 증가하며, 4대 금융의 누적 이익은 약 16조원에 달했다.

이들 금융그룹은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듯, 실적 발표 과정에서 주주환원과 생산적 금융 확대를 동시에 내세웠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작년보다 135원 늘린 주당 930원의 분기 현금배당(총 3357억원)을 결정했다.

하나금융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주당 920원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이어가고, 2030년까지 5년간 84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과 16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등 총 100조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4분기부터 ‘미래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주도하겠다”며 “내년에도 성장 모멘텀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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