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백업체계로 안정성 강화
1년 넘게 중단됐던 해외주식 주간거래가 4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8곳은 이날부터 미국 등 해외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재개한다. 이번 재개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주간거래는 한국 시간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즉 국내 주식시장과 같은 시간대에 미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투자자는 야간 시간대에 맞춰 거래할 필요 없이 국내 장중에 해외주식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재개는 지난해 8월 5일 발생한 ‘블랙먼데이’ 사태로 중단된 서비스를 복구하는 의미를 가진다.
당시 주간거래를 단독으로 처리하던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이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대규모 혼란이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8월 16일부터 서비스를 일제히 중단했었다.
업계는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중 안정장치를 도입했다. 우선 블루오션 외에도 미국의 신생 ATS인 ‘브루스(Bruce)’와 ‘문(Moon)’과 복수 계약을 체결해 백업 시스템을 마련했다. 메인 ATS에 장애가 생겨도 다른 ATS를 통해 거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블루오션도 자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거래 처리 속도와 용량을 대폭 개선했다. 아울러 각 증권사는 메인과 백업을 포함해 2개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를 확보하도록 했다. ATS와 브로커 모두 복수 구조를 갖춰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거래가 중단되지 않도록 한 셈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도 강화됐다. 증권사들은 거래 오류 발생 시 즉시 거래를 취소하고, 고객의 잔고를 빠르게 복구하는 ‘롤백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주간거래 특성상 유동성 부족이나 가격 왜곡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사전 안내하고, 시스템 장애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명확한 보상 절차를 마련했다. 장애 유형별 시나리오와 대응 매뉴얼도 구체화해 비상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복수 ATS와 브로커를 확보해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다”며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