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비상식적인 충격과 정쟁으로 물들어」
「2016년은 공정한 기회와 국민 안전이 보장되어야」
「삼권분립 지키고, 정치인에 의한 대국민테러 막아야」
「2016년 국민 파이팅! 정치 파이팅!」
땅콩회항에 대한 분노로 시작된 2015년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들, DMZ 목함지뢰 폭발 사건에 이은 남북경색국면의 고착화, 시리아 난민 사태, 프랑스 연쇄 테러 사건, 교과서 국정화 사태 등 비상식적인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기득권 싸움에서 촉발된 여당 파벌간의 힘겨루기와 야당의 내분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앞길에 몇 가지 국내 사안에 관한 당부 겸 간절한 요청을 드리는 것으로 2016년을 맞고자 합니다.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주세요
‘갑질’, ‘금수저’, ‘헬조선’. 2015년 우리 사회에 회자된 단어들이었습니다. 이 세 단어는 별개처럼 보이지만,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갑질을 가장 많이 하는 부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고, 그들의 안하무인적 갑질이 마치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처럼 아래로 아래로 전파되면서 사회를 뒤덮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헬hell조선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2016년에는 너무도 행복한 듯 보이는 청년들이 해맑게 웃으며 등장하는 대기업들의 거짓광고를 청년들이 더 이상 보지 않도록 해주세요. 온갖 기괴한 숫자와 통계를 들먹여가며 반값등록금을 드디어 실현했다는 정부부처의 과장광고에 우리 대학생들이 ‘영혼 없는 웃음’을 짓지 않도록 해주세요.
언어의 유희에 불과한 ‘경제민주화’만 읊조리기보다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이 갑질 대신 을을 살필 수밖에 없도록,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정치적 기초를 닦아주세요. 그래서 자괴감에 빠진 채 헬조선을 외쳐대는 우리 젊은이들이 “이 정도면 우리 경제도 꽤 민주화된 거임?” 하고 ‘자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왜곡을 막아주세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2015년 말미에 전 교육계와 70%에 육박하는 국민의 상식을 강타한 어처구니없는 교육패악입니다. 교과서 국정화가 무서운 이유는 이 작업이 교육적 관점이 아니라 정치적 관점, 즉 ‘대통령의 빗나간 의지’에서 시작되었으며, 끝이 아니라 역사 왜곡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고, 그 사이에는 잘못된 결정을 바꾸거나 적어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과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2016년에는 목줄을 내어놓는다는 각오로 일부 세력이 시도 중인 역사 왜곡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주세요. 이권 추종에 역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세력들을 단죄할 수 있는 정치적 기틀을 마련하고,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역사 왜곡 작업에 찬성부터 하고 보는 일부 시민들을 깨울 수 있는 교육적 토대를 만들어주세요.
그래서 국민 각인이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는 볼 필요도 없어. 온통 오른쪽으로 가 있거든.” 하며 자조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왜냐구요? 버스 기사가 핸들을 오른쪽으로만 비튼다면 국민들이 쏠릴 곳은 한 곳뿐이니까요.

안전하게 해주세요
메르스 사태.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님은 왜 그렇게 국민들에게 사실을 감추려고만 했던 건지, 지금도 알 수가 없어요. 그때의 공포감이란, 세월호 때 단 한 명의 아이도 구하지 못했던 무능 정부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니까요. 데자뷰였어요.
인천 어린이집에서부터 시작해 연이어 터진 아동학대 사건들도 마찬가지예요. 그 모두가 관리부실에서 빚어진 일들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노인 분들에게 드린다고 했던 돈을 주는 척하고 빼앗은 것은 물론이고, 이제 아이들 키우는 데 들어갈 돈도 줬다 뺐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인데 애를 더 낳으라는 말이 먹히겠어요?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2016년에는 거짓말하지 말아주세요. 별 대책도 없이 일단 당선부터 하고 보자는 생각일랑 후보사무실 쓰레기통에 버려주시라는 말이에요. 그리고 공부도 많이 해주세요. 죽기 살기로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 우리 국민들은 ‘덜 떨어진’ 정치인들을 통해서 이가 갈리도록 체험했거든요.
그래서 유치원 꼬맹이부터 80세 노인까지 “헤헤헤...” 하고 만족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이것저것 만든답시고 쓸데없이 부산떨 생각 말고, 그냥 매뉴얼에 나와 있는 것만이라도, 법이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 잘 따라해 달라는 말이에요. 이거, 너무 무리한 부탁... 아니죠?

삼권분립, 반드시 지켜주세요
경제활성화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건 다들 아시죠? 전 그게 무슨 법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통령님이랑 국회의원님들이 국회의장님한테 도저히 법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건 알아요. ‘직권상정’이라는 거 말이에요.
천재지변이나 전시, 비상상태라면 또 모르겠지만, 한 나라의 법이라는 게 누군가의 입장이나 ‘비장한 결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일이 정상인가요? 그것도 살그머니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서 공개적으로 다그치다니...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런 걸 말하는 건 아닐 거잖아요. 누구보다 법을 잘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입법부 수장한테 법을 어기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는 정치인들,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래요?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2016년에는 그런 정치인 되지 마세요. 입법, 사법, 행정, 이 셋을 엄격히 분리하는 거, 이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건 이제 세 살 이상 된 개들도 다 아는 사실이에요. 3년 된 서당개보다 못한 정치인이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쵸?
테러를 빙자한 정치테러, 하지 말아주세요
중국 전국인민대회에서 이상한 결정을 했대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에는 정부가 검열도 할 수 있고 감시도 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미국 기업이랑 정부기관을 끊임없이 검열해왔던 중국 아니던가요.
정부가 개인과 단체에 대해 임의로 검열, 감시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법, 후훗... 중국이니까 가능한 거겠죠? 아마도 인권침해 사례가 마구 발생할 거고, 텐안먼 사태 이후 그나마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온 자유도 한꺼번에 위축될 게 뻔해요. 무식하다 못해 무지막지하기까지 한 나라 중국.
우리나라는 절대로 그렇게 후안무치한 나라가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지도 몰라요.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이 중국처럼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기 때문이에요. 테러방지법 얘기랍니다.
성폭행법이 없어서 성폭행이 일어나나요? 폭행과 사기에 관한 법이 없어서 폭행하고 사기를 치나요? 프랑스랑 미국에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끔찍한 테러로 그 난리를 쳤던 건가요? 테러방지법? 흥, 그거 있다고 테러를 방지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 하지만 요상하기 짝이 없는 내용에 대해 할 말은 해야겠어요.
정치인들이 내놓은 테러방지법을 보면, 국가정보원이 “이건 테러 같은데?” 하고 의심하기만 하면 이메일, 전화, 금융정보 같은 걸 다 뒤질 수 있고, SNS에 있는 글도 마음대로 삭제할 수 있대요. 개인이든 기관이든 가리지 않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을 필요도 없다네요. 거기다가 국정원장님이 대통령님한테 말만 하면 대통령님이 군대까지 동원할 수 있다잖아요. 그럼 헌법은 뭐가 되죠?
지난 박정희 대통령님 시절에, 유신헌법이라는 게 있었대요. 그때는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사람들을 막 잡아다가 고문했고, 긴급조치라는 걸로 심심하면 군대가 출동하고 그랬다잖아요.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2016년 우리나라를 중국처럼 만들지 말아주세요. 테러방지법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죽어도’, ‘반드시’ 필요한 건가요? 그럼 만드세요. 만들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의 정보를 지키고, 전시에 준하는 상황 외에는 어떤 경우에도 군대가 출동하지 않도록 만들어주세요.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죠? 이거, 어렵나요?

미래의 정치인 여러분, 다시 한 번 당부 드립니다. 2016년에는 국민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주세요. 역사 왜곡을 막고,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삼권분립은 어떠한 경우에도 어기려 하지 말고, 국민을 상대로 하는 ‘테러를 빙자한 정치테러’를 감행하지도 말아주세요.
이런 당연한 것들을 지킬 수 있으시다면, 정말로 그렇게 할 수 있으시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 하나 보탭니다. 2016년 정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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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두마음행복연구소 소장, 인문작가, 강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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