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우리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업계 표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는 것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스타트업 모라이의 정지원 대표는 최종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이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과 신뢰성 검증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장치다. 모라이는 정밀지도 데이터를 정교한 디지털트윈(현실과 같은 가상세계)으로 바꾸는 기술을 활용해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다양한 자율주행 성능시험을 가능하게 한다.  

① 자율주행 시뮬레이터가 필요한 이유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하게 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돌발상황과 기상조건에 대하여 실제 도로 테스트로 충분한 검증 실험을 수행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교한 자율주행 시뮬레이터가 필요한 이유다. 

장 대표는 모라이 창업 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도로 테스트를 직접 많이 수행했다. 이때 실도로 테스트의 한계와 단점을 많이 느끼게 됐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자율주행 실도로 주행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했다. 가상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학원 동문과 함께 모라이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된 것. 

정지원 대표는 "모든 자동화 시스템은 반드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사람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며 그 검증 절차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또한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모든 행위자의 안전보장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② 항공·국방·스마트홈 등 무한한 확장 가능성

모라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코어 엔진을 포함한 풀스택(Full-stack)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공급한다. 특히, 모라이의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고성능 3D 그래픽 엔진을 이용해 현실 세계의 복잡한 교통상황, 다양한 기상 상황과 시간에 따른 빛의 변화까지 구현한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가상 도로환경을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다. 가상 도로에서는 실제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만 가지의 시나리오를 재현해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모라이는 이미 서울 주요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미네소타주 덜루스 등이 모라이 기술을 통해 디지털트윈으로 만들었다. 실제와 같은 가상의 도로환경에서 다양한 자율주행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네이버랩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모라이의 주요 고객이다. 네이버, 현대차, 카카오 등으로부터 투자받은 금액도 누적 300억원에 육박한다. 

정 대표는 "모라이는 직접 자율주행 분야를 연구하던 연구진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며 "어느 곳보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연구·개발 과정에 필요한 시뮬레이션에 대해 높은 이해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에 쓰이는 센서들은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 드론 등의 무인 이동체 산업 전반에 공통으로 활용된다"며 "모라이 시뮬레이션 기술은 드론과 국방,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이미 여러 대기업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개발 및 검증 과정은 물론, 상용화 이후 인증평가를 위한 툴, 그 과정에서 개발들을 위한 툴 등 자율주행 산업 전반에 모라이의 시뮬레이션이 사용되도록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사람이 예측할 수 없는 사고 가능성을 미리 데이터로 확보하고, 이에 대응하는 기술이 개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③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

정 대표는 자율주행 시대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의 자율주행의 경우, 현재 기술 발전 속도를 생각하면 곧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다만, 도심에서의 자율주행은 단순하게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상용화되기가 어렵고, V2X(차량사물통신), 자율주행 전용차선 등의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만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고 그 신뢰성과 안정성이 검증된다면,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하고 심지어 운전석이 필요 없는 교통수단들도 나올 것"이라며 "이러한 완전 자율주행 시대로 가기 전에는 자율주행차량과 비자율주행차량이 혼재된 과도기적인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운전이라는 것은 단순히 실용적인 영역에 그치지 않고, 취미나 스포츠적인 영역이기도 하므로 직접 운전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