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집살이] : 'C집'은 CEO(최고경영자)의 집이란 뜻입니다.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했을 CEO의 삶, 그들의 집을 통해 탐구해봅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입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행정고등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에너지산업정책관, 자유무역협정(FTA) 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거쳤습니다.
이후 공직을 잠시 떠났다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거쳐 2018년 산업부 차관으로 복귀했습니다. 산업부 차관으로 일하면서 일본 수출규제, 에너지 전환 등 굵직한 현안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 사장은 지난 2020년 11월 산업부 차관 자리에서 물러나는데요. 당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퇴임 후 휴식을 취하던 정 사장은 이듬해 공모를 통해 한국전력 사장에 취임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을 뒷받침할 적임자로 평가받았습니다.
정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의 영향으로 한국전력은 지난해 6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탈원전 정책 여파로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비중을 늘리면서 연료비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더욱 오르면서 한국전력의 올해 적자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승일 사장은 무주택자로 유명합니다. 본인 명의의 집이 없습니다. 땅이나 주식 등 다른 자산도 없습니다. 올해 3월 공개된 정승일 사장의 재산 목록을 보면 본의 명의 계좌에 1200만원 정도의 예금이 들어있을 뿐입니다. 전임 김종갑 사장의 자산이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김 전 사장도 산업부 차관 출신입니다.
정 사장이 현재 사는 집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면적 84㎡ 아파트입니다. 매매 시세는 20억원 이상, 전세도 12억원에 육박하는 고가 주택입니다. 정 사장은 이 집을 보증금 300만원에 빌렸습니다. 전세가 아니라 월세라는 뜻입니다. 그럼 매달 월세는 얼마나 내고 있을까요?
현재 나와 있는 해당 주택의 월세 시세는 보증금 8억원에 임대료 월 100만원 정도입니다. 보증금이 300만원이라면 월세가 적어도 4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정 사장의 연봉은 1억5960만원. 물론 400만원 월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다른 소득 없이 오래 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정승일 사장은 무주택이지만 배우자 명의로 가진 재산은 화려합니다. 개당 4000만원 상당의 골드바 2개와 1000만원 짜리 다이아몬드반지, 600만~2500만원 가치를 가진 동양화 6개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자산을 모두 더하면 1억5000만원이 넘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