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물류비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 속에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TV용 대형 LCD 주문량을 대폭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18일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유럽 시장에서 TV 판매가 300만~400만대 줄었다"며 "삼성전자가 (TV용 LCD 패널) 주문량을 30% 줄이면서, 시장이 공황상태라는 소식도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이외) 다른 TV나 노트북컴퓨터 제조사도 패널 업체와 가격을 낮추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CD 패널 수요 감소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BOE(징둥팡)와 TCL 등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95%에 달한다. BOE는 10.5세대, TCL은 11세대 LCD 패널 양산도 앞두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 패널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패널 제조사가 생산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6월 18일(징둥닷컴 창립일) 쇼핑축제 실적도 LCD 패널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LCD 패널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격 오름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LCD TV 패널 가격이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계속 오른 것이다. 이 기간 32~55인치 패널 가격이 2배, 65~75인치 가격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중국 업체 매출도 늘었다. BOE와 TCL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각각 89%, 153% 증가했다. 애초 2020년 대형 LCD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었던 삼성디스플레이도 철수 시기를 올해 6월로 연기했다.
지난해 7월부터 LCD 패널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부양책 축소, 인플레이션 심화, 운송비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LCD 패널 가격 내림세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올해 3월 32인치를 뺀 모든 LCD 패널 가격이 하락했다. 시그마인텔은 "4월에도 모든 크기의 LCD 패널 가격이 1~6달러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관련기사
- 삼성디스플레이, 아이폰14프로 OLED 독점 공급한다
- [메타버스 혁신의파도②] 금융, 메타버스에 진심
- [단독]삼성전자, 인텔 최고 기술인재 영입…슈퍼컴·AI 개발 강화
- 삼성전자 투자자, 주가 추가하락 전망 우세
- LG디스플레이,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 사외이사 사임
- "비좁은데 비싸"…SH 행복주택 외면받은 이유
- '의리의 삼성' 전쟁통 우크라이나 고객지원 지속
- 경제5단체 "이재용·신동빈 등 기업인 특별사면 청원…경제위기 극복 필요"
- 윤성혁 전 삼성아프리카총괄, 남아공 이통사 텔콤 사외이사 선임
- '삼성'만 화석연료 의존도 높다? FT "장기적 투자 위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