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의 베트남 건설 시장 진출이 활발해졌다. 베트남 정부가 각종 인프라 건설에 집중하면서, 사업 기회가 늘어서다.
최근 베트남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올해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해외 수주가 진행된 나라는 베트남이다. 상반기에 베트남에서 체결된 수주 계약은 총 32건, 계약 금액은 총 14억2387만달러다.
이는 같은 기간 유럽과 중남미 대륙 전체에서 진행된 계약건수와 같다. 계약 금액도 인도네시아(24억3539만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많으며, 중동지역 전체에서 이뤄진 수주금액(16억5599만달러)과 비슷한 규모다.
베트남은 정부 주도하에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성장에 대비해 인프라 개발 사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공사 발주가 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베트남 건설 시장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인프라 개발을 위해 약 1237억달러 규모의 공공부문 인프라 투자계획(2021∼2025)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이는 지난 5년(2016∼2020)간 투입된 예산보다 약 43.5% 증액된 규모다.
또 베트남 교통부는 사회경제개발전략(SEDP 2021∼2025)의 일환으로 430억~650억달러 규모의 교통인프라 마스터플랜(2021∼2030) 초안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1월 초에 발효된 새로운 민관협력(PPP)법을 통해 이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터플랜에는 다수의 신규 고속도로, 고속철도, 항만 및 신규 국제공항 프로젝트들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국토교통부는 국내 건설사들의 베트남 진출을 돕기 위해 지난 23일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베트남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베트남 건설환경 조사와 건설법·토지법·주택법 등 건설관련 법령조사, 조세체계·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주요 세법을 분석한 매뉴얼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일찍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먼저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사업을 진행 중인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직전인 1991년에 이미 베트남 하노이 지사를 설립한 대우건설은 첫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인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는 22억달러(2조6000억원)며, 베트남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에 위치한 서호(西湖) 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인 210만4281㎡(약 63만6545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199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신도시 조성을 제안한 데 따라 시작된 사업으로, 베트남 정부기관 8곳을 포함해 상업·업무·고급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지분 100%를 소유한 베트남THT법인(THT디벨롭먼트)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스타레이크시티 내 H1HH1블록 개발을 위한 투자 계약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은 1억8550만 달러(2220억원) 규모로, 대우건설은 펀드 투자뿐 아니라 시공에도 참여한다.
또 대우건설은 지난 8일 베트남 전력공사 산하 하노이전력공사, 클라우드 딜리버리 플랫폼 기업 베스핀글로벌과 스타레이크시티 내 스마트전력미터(AMI) 구축 시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이 조성하고 있는 스타레이크시티 일부 블록에 AMI가 적용된 시범 인프라를 도입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전력공급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AMI가 구축되면 전력 사용량 모니터링과 함께 시·일·월에 따른 전력사용 동향을 분석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와 기존 수집데이터, 기상 예보 등을 토대로 거주자와 건물 및 도시 전체의 전력 사용량도 예측할 수 있다. 전력 최적화 사용법도 자동으로 지원된다.
AMI 구축사업은 베트남 총리실 지시로 베트남 전력공사가 2025년까지 전국 2개 지역(하노이 1곳, 호치민 1곳)에서 추진 중인 시범사업으로, 베스핀글로벌과 대우건설이 협력해 공동으로 구축·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데이터 통합관리 플랫폼과 연계돼 향후 베트남 스마트시티의 전력 관련 핵심 기줄 표준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휴양지로 유명한 푸꾸옥의 고급 주거단지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푸꾸옥 고급 주거단지 개발 사업은 베트남 현지 부동산 개발사 떤 아 다이 타잉이 추진하는 '메이홈캐피털 푸꾸옥 메가시티 프로젝트'의 하나다. 푸꾸옥 내 고급 타운하우스와 빌라, 호텔, 상업시설을 비롯해 의료시설, 스포츠센터, 컨벤션센터, 문화센터, 도서관 등 각종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투자 및 시공을 맡았다.
대우건설은 푸꾸옥에 한국식 쇼핑거리 '코라다이스'도 선보인다. 코라다이스는 푸꾸옥의 중앙 조경 축인 송(Song)공원과 중앙 교통 경로(폭 36m, 안 토이(An Thoi)센터 대로)를 따라 94개의 고급 상업 타운하우스가 이어지는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을 선도한 디벨로퍼 1세대로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베트남 호치민 내 투티엠지구 5만㎡(연면적 약 68만㎡, 코엑스의 1.5배 규모)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함께 오피스, 호텔, 서비스레지던스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9억달러(1조1580억원)다.
프로젝트가 위치할 호치민 투티엠지구는 호치민이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를 벤치마킹해 동남아를 대표하는 베트남 경제 허브로 개발하고 있는 지역으로, 호치민의 차세대 '강남'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를 성공적으로 준공해 호치민시 투티엠지구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상업시설이 결합된 최초의 스마트 복합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베트남 호치민시는 이번 프로젝트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인허가 절차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2006년 첫 진출 이래 호치민 롯데마트와 롯데센터 하노이, 롯데몰 하노이 등을 시공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핵심 투자국으로 삼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양국의 교역 확대에도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며 "단순한 시공사가 아니라 사업 발굴과 기획부터 금융조달, 건설, 운영관리 등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글로벌 종합 디벨로퍼로 거듭나고자 시행과 시공을 겸하는 투자 개발형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건설도 베트남을 중요한 사업지로 판단, 2004년에 진출한 이래로 꾸준히 다수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찍이 베트남 호치민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5㎞ 떨어진 나베 지역에 총 2만5000가구 주택단지와 인프라를 구축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나베 신도시 프로젝트 '자이트가이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GS건설 베트남 자회사인 VGIS가 주도하며, 총 면적은 여의도의 1.2배 크기인 350만㎡ 규모다.
GS건설은 자이트가이스트에 주상복합, 타운하우스, 빌라 등 대규모 주거 및 상업 시설을 조성해 베트남 내 신흥 부촌을 세운다는 계획이며, 친환경 제로 에너지 시티 플랫폼을 바탕으로 전체 면적의 70%를 녹지와 휴게시설, 공원 등 공공 경관을 마련해 녹색도시로 개발할 방침이다.
또 GS건설은 스페인에 본사를 둔 수처리 업체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지난 2월 베트남 남부 롱안성 공업용수 공급업체인 푸미빈 건설투자자(PMV)의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다.
PMV는 베트남 호치민시와 인접한 롱안성에서 2개 공업용수 공급 사업장을 운영 중인 수처리 업체다. GS이니마가 지분 30%를 인수해 나머지는 말레이시아 수처리 회사 BBC(30%)와 베트남 개인 투자자(40%)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며 공업용수 처리 및 공급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안정성과 성장성 모두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부동산 기업 타이홀딩스가 하노이 낌리엔에 개발할 예정인 호텔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투자·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은 하노이 핵심 상권 가운데 하나인 다오주이안 일대 3만5000㎡ 부지에 5성급 호텔과 고급 아파트, 무역센터, 놀이공원, 쇼핑몰 등으로 구성된 복합호델 상업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베트남 기획투자부의 투자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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