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UMC 고위 경영진이 이달 말 삼성전자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삼성전자와 맺은 장기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디지타임스(電子時報)는 최근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UMC 경영진이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맺은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생산 확대를 위해 UMC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경쟁자인 일본의 소니와 대만의 TSMC가 협력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UMC도 손을 잡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보형 금속산화반도체(CMOS)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의 생산을 UMC에 맡겼다.
UMC는 28nm(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이용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를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UMC가 대만 남부과학산업단지(난커·南科)에 짓는 P6 파운드리 공장에 반도체 장비 400여대도 지원했다. UMC P6 공장은 오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월 2만7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UMC는 P6 공장 건설을 위해 1000억대만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P6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모두 장기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 과감한 투자의 바탕이 됐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원자재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TV와 스마트폰 등의 생산을 줄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TV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반도체 주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바테크, 하이백스테크놀로지(奇景光電) 등 다른 고객사는 UMC에 올해 하반기 주문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삼성전자가 UMC와의 장기 계약을 수정하지 않았으며, UMC 경영진의 방문도 장기 계약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제품 재고 정리와 출하 중단 결정은 이를 준비하지 못한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비교적 큰 (UMC 같은) 기업은 경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