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세계 원유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러시아가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공급차질에 대한 공포가 시장 전반에 확산됐지만, 실제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4일 KDI의 상품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이후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우려와 달리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직후 러시아 공급이 수개월간 하루 3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러시아 수출이 5~6월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실제 감소 규모는 크지 않거나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장기 생산 잠재력은 훼손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OPEC의 생산도 느린 속도지만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 생산은 4월 이후 완만히 증가하며 최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셰일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향후 투자 증가 및 생산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OPEC 생산도 목표에는 미달하나 올해 9~10월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을 목표로 증산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중국 수요는 기대보다 부진해 고유가 및 통화긴축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수요는 6월 이후 최근까지 전년동기를 소폭 상회했으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는 -4.8%로 나타났다. 중국 수입은 5월 중 전년동월보다 12% 증가했으나 1~5월 전체로는 -1.7%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 현황의 경우, OECD 재고는 올해 2분기 중 증가해 하반기에도 증가세 지속 가능성이 있다. 올해 1분기말 26.2억배럴(8년래 최저)에서 2분기 26.8억배럴로 8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다만 과거 5년 평균에 비해서는 7% 낮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실제 세계 원유수급은 선물시장 지표가 나타내는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KDI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의 고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완화(또는 해소)될 경우 국제원유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러시아의 공급 중단으로 동절기 유럽 가스대란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원유시장 수급이 재차 불안정해질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