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제조 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제조 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국내 화학 3사가 올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화학업계의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납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제품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7% 이상 감소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LG화학이 전년 대비 57.6% 감소한 89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4900∼5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됐다. LG화학이 지난해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만 1조3250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절반도 채 안되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88.8% 급감한 663억원, 금호석유화학은 53.7% 감소한 3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화학사의 영업이익 급감 주요 원인은 유가 상승으로 꼽힌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국제 원유 가격과 함께 상승, 2분기 평균 t당 885달러를 기록했다. 나프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했다.

석화업계는 원유에서 추출된 나프타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 수익을 낸다. 나프타는 통상 석유화학 제품 제조 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유가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인상분이 석유화학 제품군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중국 중심의 대규모 에틸렌 신·증설로 인한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지만 제품 가격은 떨어지면서 원재료와 제품 가격 차이는 줄어들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반기 화학업계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1000대 기업(응답기업 150개사)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여러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기 때문에 제품 수요가 글로벌 경제 동향과 맞물리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경기둔화로 전반적인 제품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도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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