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포스코센터 빌딩. /사진=포스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포스코센터 빌딩. /사진=포스코

포스코케미칼이 중국 업체 출신 한국인 임원을 잇달아 영입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서 일하다 중국으로 넘어갔던 인물들이다. 최근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인재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갔던 배터리 인재 리턴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이 지난해 12월 영입한 노권선 에너지소재연구소장은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 산하 헝다신에너지기술(에버그란데 네오에너지 테크놀로지 그룹)에서 배터리 선행기술개발연구센터 총경리(센터장)로 일하던 인물이다. 그는 벨기에 기업인 유미코아에서 배터리연구소 고급응용기술부장으로 일하다 헝다그룹이 전기자동차 사업을 시작할 때 중국으로 건너갔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노 소장과 함께 헝다신에너지기술에서 일하던 김형남 전 LG화학 배터리ESS 아시아 총괄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에서 일했던 김 전 총괄은 B2B(기업간) 영업 전문가로 앞으로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소재 영업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12월 헝다글로벌배터리연구원을 방문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이준수 원장 등 한국인 핵심 인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헝다신에너지기술 
지난 2020년 12월 헝다글로벌배터리연구원을 방문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이준수 원장 등 한국인 핵심 인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헝다신에너지기술 

앞서 헝다그룹은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을 위해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 인력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당시 노 소장과 김 전 총괄 이외에도 이준수 전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연구소장과 김상범 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기술총괄이 각각 헝다글로벌배터리연구원 원장, 부원장으로 영입됐다. 이규성 전 LG화학 배터리팩 개발센터장과 김찬중 전 삼성SDI 배터리사업부 수석엔지니어 등도 헝다로 넘어가 배터리연구원의 핵심 임원으로 자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한국에서 인재를 빼가기 위해 노골적으로 접근해 기존 연봉의 3~4배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유혹하는 일이 많았다"며 "연봉 이외에도 성과급, 연말 보너스, 1인용 숙소 등의 조건이 더해졌고, 중국 정부도 의료 보험, 복수 비자, 별도의 퇴직금 등의 혜택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실제로 중국에 넘어간 인재 중에 현지 생활에 실망하거나, 업체로부터 버려져 곤란한 상황에 빠진 사람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사진=포스코케미칼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사진=포스코케미칼

만성적인 인재 부족


포스코케미칼이 중국으로 떠났던 사람까지 영입하는 이유는 그만큼 인재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포항에 연산 6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시작하는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 관련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 소재 인재 확보를 위해 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양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등과 잇달아 'e배터리트랙(e-Battery Track)' 과정을 개설했지만,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에는 적어도 수년이 지나야 한다. 

포항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광양과 구미 공장을 포함해 연 16만t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캐나다에 짓는 합작공장, 기존 중국 공장 등을 합하면 국내외 양극재 생산량이 연 30만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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