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진로' 앞세워 실적 상승 성공시켜
가까스로 넘긴 노조 리스크 불안감 여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하이트(하이트진로의 전신)에서 32년간 근무 중인 ‘하이트맨’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사장)가 현재의 자리를 11년째 지키고 있다. 식품·음료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히는 김 대표는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가 오너일가이자 그룹 총수인 박문덕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순조롭게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여름부터 발생한 노조 파업을 가까스로 넘겼다는 점에서 노사 리스크 부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1989년에 하이트진로에 입사해 경영기획, 영업, 인사, 총무 등 사내 중책을 모두 거치면서 2011년에는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영업과 생산 현장에서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하이트진로 대표 자리를 11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17년부터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대표이사 사장 자리도 겸직하고 있다. 박문덕 회장이 지난 2013년에 대표이사 지위를 반납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자 김 사장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하이트진로 '테라'의 월드컵 광고
하이트진로 '테라'의 월드컵 광고

하이트진로는 소주 부분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그러나 맥주 시장에서만큼은 오비맥주의 카스 시리즈를 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김 대표는 2012년에 오비맥주 카스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기며 부침을 겪었다.

그러던 중 하이트진로는 2019년에 맥주 신제품 테라, 소주 신제품 진로를 출시해 히트상품으로 부상시켰다. 방송가와 유흥업계에서 폭탄주 테슬라(테라+진로),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부침이 있던 맥주 부문에서 테라의 진격으로 맥주 영업 흑자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오비맥주 카스의 아성을 뛰어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올해에 테라의 새로운 캐피프레이즈를 ‘리바운스’로 정하고 도약을 선언했다.

소주 부문에서는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을 내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 65% 돌파를 도전하고 있다.

주요 지표인 매출 실적 부문에서 올해 하이트진로는 선방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유흥시장이 되살아난 영향이 컸다.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8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75억원으로 26.4% 늘었다.

올해 4분기에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악재가 발생하기는 했으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비롯해 크리스마스, 송년회가 겹쳐 실적 회복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서울 강남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모습. 신용수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서울 강남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모습. 신용수 기자

다만 올해 여름에 발생한 노조 파업 부분에서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의 파업으로 운송량이 대폭 줄어드는 등 혼란을 겪었다.

하이트진로 노사 갈등은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해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며 시작됐다.

이들이 지난해 6월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소주 제품 운송이 차질을 빚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공장 뿐만 아니라 서울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사태까지 발발하며 노사 관계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결국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 화물운송 위탁사가 지난해 9월 운송료 인상, 손배가압류 취하와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조합원복직 등에 합의하면서 파업은 종료됐다.

그러나 경찰이 하이트진로와는 별개로 수사를 이어가면서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48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특수건조물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노사 합의와 경찰 수사는 별개의 사건이지만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있다.

여기에 김 하이트진로 대표가 100억원대 부당내부 거래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김 사장은 하이트진로가 총수일가 소유회사인 서영이앤티를 직접 또는 제조업체 삼광글라스를 교사해 10년 간 부당지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