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햇반 등 주력군 시장지배력 확대
바이오·FNT 등 신사업군 가시적 성과 필요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부사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부사장)

2020년부터 CJ제일제당을 이끌고 있는 최은석 대표이사(부사장)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유임됐다. CJ제일제당이 최은석 대표 체제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존의 주력사업인 식품업 외에 신사업 발굴을 통해 본인의 색채를 내야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최은석 제일제당 대표를 유임했다. 최은석 대표는 그룹 내에서 전략·재무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의 최은석 대표는 그룹 지주사인 CJ(주)에서 CFO를 역임하면서 과거에 CJ대한통운 인수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도 전해진다.

2020년부터 CJ제일제당을 이끌고 있는 최은석 대표 유임은 실적 향상이 뒷받침됐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2조 5084억원, 1조 42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16.4%, 10.6% 성장한 수치다. 특히 올 3분기에는 대한통운을 제외한 매출이 처음으로 5조원을 넘겼다는 점이 주목된다.

4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매출은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창사 이후 최대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도 비비고와 햇반 등 주력군의 시장 지배력을 크게 확대한 영향이 컸다. 고수익 핵심제품군 판매 증가와 비용구조 개선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늘어난 가정 간편식(HMR)과 관련한 국내 수요를 잡은 것도 유효했다. 현재 한국의 HMR 시장은 5조원대 이상으로 성장했으며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시장에서도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실적은 더욱 향상됐다. 주력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올 3분기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44%를 돌파할 정도다. 또 2019년 인수한 미국의 대형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가 유통 채널을 늘리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다만 CJ제일제당의 실적 호조가 최은석 대표의 실적이라기보다 기존에 유지해온 사업의 영향이라는 약점이 존재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반사이익, 부동산 매각, 슈완스 확대 등의 영향이 컸다. 이에 최은석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비비고 만두'를 이을 K푸드 대표주자 발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비고 만두의 사례를 비춰보면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아 실적 증대를 더욱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는 바이오 부문에 대한 성과도 주목된다.

최은석 대표는 화이트바이오 사업에 더욱 중점을 둔 모습이다. 화이트바이오란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친환경 제품이나 바이오 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CJ제일제당은 식품첨가물을 생산하고 있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해양생분해플라스틱의 활용도 늘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화이트바이오 사업부문은 올해 5월부터 해양생분해플라스틱 생산에 들어갔다.

식물성 식품 사업 분야도 확대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12월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면서 만두,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등의 식물성 식품을 출시했다. 비건 인구 증가에 맞춰 식물성 식품 출시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 K푸드주자, 바이오, 식물성 식품분야는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당장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이 신설한 FNT 사업부문
CJ제일제당이 신설한 FNT 사업부문

이에 최은석 대표는 2021년 11월 CJ제일제당 내에 하이테크 기반 'FNT(Food&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하며 ▲미래 식품소재 ▲영양 솔루션 ▲대체 단백 ▲배양 단백 분야의 집중적인 육성에 나섰다.

신설조직인 FNT의 수장으로는 최해룡 전 HNH사업본부장이 임명됐다. 또 FNT 사업부문에 기획·운영과 신사업개발부터 마케팅, R&D 조직까지 갖춰졌다. 동시에 최은석 대표는 FNT 사업부문을 키우기 위해 2025년까지 원료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 고도화와 전략적 투자 등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FNT 사업부문은 이달에 미국 헬스케어 바이오텍 에미온과 '우르솔산 활용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에미온은 근골격계 건강과 관련된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스타트업이다.

최은석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그룹 4대 성장엔진인 C.P.W.S(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기반의 미래혁신 성장의 전략방향 아래, CJ제일제당이 크게 도전해 볼 사업분야로 이들 사업 영역을 선정하게 됐다”라며 “이들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FNT 사업부문 신설은 최은석 대표 본인의 색채를 내기 위해 신사업 부문을 강화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실적 호조를 기록하고 있으나 과거 진행해온 사업의 연장성이라는 시선이 크다”면서 “최은석 대표가 본인의 색채를 내기 위해 FNT 사업부문 신설을 통한 새로운 동력 확보를 나선 모습이다. 해당 사업의 속도전이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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